산티아고 순례길-열일곱째 날 부르고스여 ! 안녕, 안녕. 따듯하고 안락했던 카타리나의 집, 영감님의 인사를 받으며 숙소 출발, 어젯밤 기분좋은 숙면으로 몸이 가볍다. 엷은 분홍빛 여명이 부르고스의 시가지를 밝힌다. 손이 곱을 정도로 날씨가 차갑다. 오늘부터 해발 900m 이상의 고원지대, 메세타 지역을 걷게 된다. .. 에세이 2013.10.09
산티아고 순례길-열여섯째 날 부르고스에서 하루를 더 묵기로 발가락 하나도 불편하고, 이 순례길의 대표 도시, 부르고스를 스치며 지나갈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난 이 곳에 머물기로 했다. 발가락이 아니라 하더라도 어차피 이 곳은 이틀을 묵기로 했는데, 발가락 물집까지 머물 이유를 더해준다. 어차피 이 시립 알.. 에세이 2013.10.09
산티아고 순례길-열다섯번째 날 오늘은 부르고스를 향하여 오늘은 까미노 길의 거대한 두 도시중 하나인 부르고스로 가는 날이다. 동쪽에서 떠 오른 눈부신 태양은 내 길에 긴 그림자를 만들어 준다. 솔향기 가득한 숲길과, 떡갈나무 울창한 숲길이 끝나던 길까지 뻐꾸기는 나와 동행을 한다. “네 소리를 들으면 내 마.. 에세이 2013.10.09
산티아고 순례길-열네번째날 열네번째 날에 뒷 정원에 연결된 식당엔 귤빛 백열등이 켜져 있고, 빠르게 식사를 끝낸 사람들은 다들 떠났다. 식당엔 나 혼자다. 커피와 빵, 우유, 그것이 전부다. 입이 깔깔하다. 젊고 예쁜 아가씨가 들어온다. 나이는 22. 국적은 스웨덴, 북구라파의 여자답게 크고, 건장하고, 젊잖다. 여.. 에세이 2013.09.28
산티아고 순례길-열세번째 날 산토 도밍고 광장의 아침은 오늘은 600m에서 800m 고지의 완만한 오르막 길을 걸을 것이다. 목적지 벨로라도 가는 길목에 마을은 모두 5개, 오늘은 여유롭게 길을 걸을 수 있겠다. 가는 길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도, 볼일을 해결 할 수 있는 것도 염려 없겠으니 마음이 한결 여유롭다. 아침.. 에세이 2013.09.21
산티아고 순례길-열두번째 날 산티아고 순례길 - 열두번째 날에 악몽같은 밤도 지나갔다. 거의 뜬 눈으로 세우다 싶이 했던 밤, 언제 잠이 들었던지 눈을 뜨니 새벽이다. 아침 6시 숙소에서 나왔다. 잠을 설쳐선지 머리는 띵하다. 열려있는 카페에 커피 한잔을 마신다. 수첩을 꺼내 오늘 걸어야 하는 구간에 만나는 마을.. 에세이 2013.09.13
산티아고 순례길 열한번째날 황홀한 여명 속으로 아침을 가르다 아침 6시 30분, 숙소의 문을 밀고 나오자 빼곡한 집들 사이로 불붙듯 빨간 하늘이 보인다. 어제 하루 온종일 비가 내리다 그치다를 반복하더니 오늘은 하늘에 붉은 보자기를 펼쳐 놓는가 보다. 여명이다. 이렇게 선명하게 맑고 고운 여명을 이 길에서 만.. 에세이 2013.09.07
산티아고 순례길-열흘째 날 오늘, 그 하루를 돌아보며 길을 걸으며 만나는 시골 성당 가장 짧은 길을 걸었지만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남긴 날, 나는 10km의 로그리뇨로, 룸메이트 알리는 23km의 나바레테로 지금까지 걸어왔던 다른 까미노 길에 비해 가장 밋밋하고 특징없던 길, 행여나 실망할까 마지막 산길을 내려 오던.. 에세이 2013.09.03
산티아고 순례길-아홉번째 날 산티아고 순례길 - 아홉번째 날 사람들에겐 상처라는 것이 있어. 해발 500에서 600m를 오르내리는 길, 경사가 심하지 않은 산길과 오솔길, 들길을 걸으며 20km. “오늘도 즐거운 하루를, 부엔까미노” 어김없이 나의 꼬마 친구 새들이 찾아 온다. “안녕, 꼬마들아.” “어젯밤 꿈 얘기 해줘... 에세이 2013.09.01
산티아고 순례길-여덟번쩨 날 빌라뚜에르따의 아침. 맨 오른쪽이 내 지팡이 꽃과 새들 그리고 오솔길 작은 들꽃들과 새들이 맞아주던 오솔길로 아침을 시작한다. 아마 비가 올지도 모르겠다. 하늘이 흐리다. 꿈과 만나다 어제밤, 50년 전 사람들, 망령처럼 내 옆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왜 이리 거추장 스럽지. 그런데 .. 에세이 2013.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