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 가는 날
오늘 우리 샘물이가 병원에서 퇴원하여 조리원으로 가는 날이다.
출근하기 전 집 사람이 샘물이를 자기 아빠가 조리원으로 데리고 가야 하므로 입원실로 들어온 꽃이랑 과일이
많이 들어왔으니 집으로 옮겨야 된다고 한다.
그저께도, 어제 저녁에도 옮겼는데 아직도 많은 모양이다.
샘물이 아빠와 엄마가 사회생활의 인과관계가 그만큼 잘하고 있다는 증거니 얼마나 좋은가.
고맙고 대견스럽다.
산부인과로 도착. 샘물이를 볼 수 있을까 하여 마음이 많이 두근거린다.
입원실로 가서 먼저 꽃과 과일들을 현관 앞으로 옮겨놓고 주차장으로 차를 가지로 간다.
약 5분 후 쯤, 차를 가지고 산부인과 앞으로 왔더니 사위가, 내가 차를 갖고 오기 전에 샘물이를 데리고 먼저
조리원으로 갔단다.
약간 섭섭. 아니 많이 섭섭.
차를 가지고 오면서 샘물이를 본다는 기분에 마음이 많이 두근거렸었는데....
그래도 얼굴에 내색하면 안되지...
괜히 주위 사람들 기분 나쁘게 해줄 필요야 없지 않은가!
조리원에 도착했다.
어느 방인가하고 두리번 거리면서 직원들에게 물어보는 사이 밑에 층 에레베타 앞에서 늦게 도착한
사위 목소리가 들린다.
이때까지는 우리가 먼저 왔는지 몰랐었는데 내가 이곳 지리를 잘 알아 지름길로 왔기 때문에
먼저 출발한 샘물이 보다 우리가 먼저 도착한 것 같다.
3층으로 올라 왔다가 계단으로 내려 갔더니 사위가 우리 샘물이를 안고 서 있다.
청담마리산부인과 전문 사진사가 찍은 생후 2일차 우리 샘물이
샘물이가 편안하게 잠들었어요. 할아버지~ 나 멋지죠하는 표정이다.
헉! 우리 샘물이다. 할아버지와 첫 상면.
잘 생겼다. 콧날도 우뚝하고, 한마디로 똘망똘망하게 생겼다.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해 보인다.
가슴이 박하사탕을 먹은 것처럼 화해 진다.
이게 사람사는 맛이고 재미인가?
산모가 조리하는 방은 원래 들어가면 안되는 줄 잘 알지만 잠깐이면 어떨까 싶어 들어갔다.
딸이지만 먼저 산모 아닌가!
샘물이에게도 대단히 미안하고....그래서 먼발치에서 보기로 했다.
할머니가 샘물이를 대견스러운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흐뭇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할머니가 핸드폰으로 샘물이를 촬영하고 있네요
할머니 제 사진 잘나왔어요? 나중에 보여 주세요
준비하고 간 카메라로 촬영(소리도 안나고 후레쉬도 안터지는 특수기능으로)을 해본다.
너무 건강하고 멋지고 이쁘다.
조리원 생활에 대해 안내해주는 원무과장이 샘물이 기저귀를 제치고 고추를 보란다.
어때요! 저 남자에요~ 멋지죠
참! 멋지고 좋다. 아이들 고추 바라보면서 이렇게 좋아본 적이 없었는데...
표현을 하자면 딱히 "멋지다"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내가 생각해도 쑥스러운 말이지만..
오늘은 너무 너무 기분이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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