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에세이

한강에 정박한 서울함 돌아보기

sunking 2018. 5. 6. 12:20


              한강에 정박한 서울함 돌아보기


                                                       한강에 정박되어 있는 서울함

                         잠수함 船首와 프로펠라가 있는 船尾 부분이 건물 앞뒤로 나와 있다


엊그제 망원동에 있는 서울함 공원을 찾았다. 글쓴이가 여러 단체들에서 기획업무를 맡고 있어

회원들의 야외 월례회 모임장소를 선택해야 하는 관계로 서울의 이곳 저곳을 많이들 찾아본다.

SNS상에서 서울에서 가볼만 한 곳을 검색해보니 지하철 합정역에서 가까운 곳에

30년간 우리나라 바다를 지켜온 서울함을 비롯하여 참수리함과 잠수함 등

3척의 퇴역군함을 전시한 최초의 함상테마파크 서울함공원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안내문에는 3척의 군함이 원형 그대로의 모습으로 이색적인 볼거리를 선사한다고

되어 있어 잔뜩 기대를 갖고 길을 나서본다.

 

SNS상에서는 지하철 합정역에 하차하여 홀트아동복지회 건물 앞에서 16번 마을버스를

타면 된다고 기재되어 있어 탑승장으로 갔으나 버스승강장 어디에도 서울함이라는

안내글자 하나 없다. 마침 16번 버스가 도착되어 기사에게 서울함을 가려면 이 버스를 타면

되느냐고 물어보니 유수지에서 내리면 된다고 한다.

그런가 하고 버스를 타고 몇 정거장을 갔는데도 유수지라는 안내방송이 안나온다.

두리번거리다 보니 버스가 한강 방향이 아닌 우측으로 돌아 시내 방향을 가는 것이 아닌가?

답답하여 기사에게 확인하니 한강공원이 지났단다. 그곳이 유수지 정류장이라면서.... 이런ㅉㅉ

하차하여 오던 길을 내려와 한강공원 정류장을 둘러보니 귀퉁이에 조그맣게 유수지라는

팻말만 달랑있고 어디에도 서울함 가는 길이란 표시가 없다.

마땅히 물어볼 곳도 없어 그냥 한강쪽으로 가면 되겠지 싶어 200여메타를 걸어가니

굴다리가 나오는데 차량 2대가 겨우 교차할 정도로 협소하고 그나마 人道는 오른쪽에만 있다.

오가는 차량이 많아 어린이나 나이든 사람들이 人道쪽으로 건너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굴다리를 지나니 최근에 만들어놓은 로타리, 차량통행이 빈번하다.

신호등이 없으니 알아서 건너가야 한다. 그것도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도대체 모르는체 말이다.

이렇게 답답한 노릇이 어디있나 싶다.

일단 강변쪽으로 나가면 배가 보이겠다 싶어 100여M을 걸어가 본다.

우측 저 만치에 정박되어 있는 군함이 보인다. 어~ 저기구나 하며 투덜투덜 걸어가 보지만

서울함 가는 길이란 유도사인은 아직도 전혀 눈에 띄지를 않는다.

도대체 관광객들을 유치하겠다는 속셈인지. 그냥 탁상에서 서울관광의 숫자채우기 노름이나

한 것인지 은근히 화가 치민다.


                                            입구에 있는 안내사인

                                          QR코드가 2개가 있는 입장권-팔뚝에 찬다


주차장을 건너 서울함 입구에 도착하니 비로서 서울함공원이란 안내사인이 있는데

매표소가 어디 있는지 표시도 없다. 안내사인에 깨알같은 글씨를 찾아봐야 알 수가 있겠지만

귀찮아서 읽어보지도 않고 저쪽으로 가면 매표소가 있겠지 싶어 자리를 옮긴다.

여기겠지 하며 매표소도 없는 문을 열고 들어서니 우측에 티켓발권기 2대가 있는데

두 개 다 고장이라는 종이가 붙어 있다. 완전히 웃기고들 있다.

여직원이 어디선가 뛰어오더니 티켓발권기가 고장이라면서

입장료가 3,000원이라며 현금을 받고서는 QR코드가 인쇄된 손목띄장을 채워준다.

입구에서부터 띄장을 인식기에 대고 입장을 하라는데 어디 촌사람들 와서

어리버리해서 볼 수 있겠나 싶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관람객을 유치하겠다며

선전하고 있는 서울시 행정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 관람할 기분이 영 아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돌아나 보기로 하고 리플릿을 찾아 들고 관람순서 화살표를 따라 가본다.


먼저 잠수함을 보는 순서. 관람장은 잠수함크기에 맞춰 건물을 크게 지을 수는 없었는지

함수부분과 프로펠라가 있는 함미부분을 건물 밖으로 돌출시켜 외부에서도 볼 수 있게 했으며

관람의 편의를 위해 함체 우측을 절개시켜 내부시설을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다.

일단 발상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 잠수함은 1991년부터 2016년까지 특수작전 임무를 수행했던

전장 25M. 전폭2.1M, 190t 규모의 돌고래급이다. 내부에는 2층으로된 협소한 침상4개와

용변을 볼 수 있는 변기, 세면기 그리고 좁은 통로 좌,우로 도저히 알 수 없는 기기들이 즐비하다.

이 협소하게 밀페된 공간에서 생사를 초월하며 바닷 속을 다녔다고 하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군인 아니라 어느 누구라도 폐쇄공포증이 걸리겠다.

스마트폰으로 인증샷을 남기고 2층으로 자리를 옮겨본다.



                                         잠수함 내부에 있는 침상 4개

                                       잠수함 내부에 있는 변기(좌)와 세면대




                잠수함 내부에서 인증샷을 남겼다. 우측부분을 절개하여 오픈했지만 협소하다

                                            한강에 대한 설명이 있는 그라픽 벽면


2층 전시장에는 한강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그라픽으로 벽면 처리하고

조금전 관람했던 잠수함을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도록 오픈시켰다.

잠시 인증샷을 남기고 외부에 있는 참수리호로 건너가본다.

참수리호는 우리나라 연안경비를 닫당했던 전장 37m 전폭 6.6m. 배수량 130t의 고속정으로

서해 1.2 연평해전에 참전한 고속정과 동급기종인데 함정內 업무공간과

특수작전 임무를 수행했던 현장을 목도할 수가 있어 설레임으로 이곳 저곳을 기웃거려 본다.

기관총도 만저보고 조타실 의자에도 앉아본다. 마침 외국인(필리핀) 관람객 한명이

외롭게 관람하는 것 같아 간단한 대화로 적적함을 달래며 서로 사진 찍어주기로 인증샷을 남겼다.


                                 참수리호 조종석에서 -- 필리핀 관광객이 촬영해줬다

                                 참수리호 砲身옆에서... 아래에 서울함 船尾 부분이 보인다

                           참수리호 후방에 있는 포신 앞에서-필리핀 관광객이 촬영해줬다

                                          참수리호 전방에 있는 砲身을 배경으로


이제는 서울함을 관람할 차례. 3개의 함정 중 유일하게 강물 위에 정박되어 있다.

이 전투함은 1984년 국내기술로 건조되어 30년간 우리나라 영해수호의 임무를 완수하고

국민들에게 반공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정박시켰다고 하는데,

내부 1층의 생할공간과 2~4층의 업무공간을 상세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전면 개방하여

전투함의 위용을 확인할 수가 있어 좋았다.

특히 艦首와 艦尾 갑판에 있는 어뢰와 레이더기지들도 오픈시켜 관람객들의 호기심 유발은 물론 

한강의 멋드러진 석양을 인증샷으로 남길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점에 고마움을 느껴본다.

 

1시간여동안 함정을 돌아본 관람평으로는 일반인들이 직접 전투함을 관람하면서

전쟁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킬 수 있도록 함정을 전면 개방시킨 점은 높이 평가하고 싶지만

일단 인프라시설의 미비와 가이드 시스템의 결여로 높은 점수를 받기엔 겷점이 너무 많다. 

그 이유를 열거해보면

첫째 전시공간이 망원지역 구민을 제외하고 일반시민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라는 점이며

둘째 관람 후, 주변에 10여명 이상이 식사할 수 있는 마땅한 식당이 없고

셋째 합정역에서 구불구불한 길을 마을버스를 타고 와야 하는 불편.

넷째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한 안내 표시판이 전무하는 등등이다.



                                                        서울함 조타실이다

                                               서울함의 30년 역사가 담긴 명판

                                                 서울함 後尾 갑판에 있는 어뢰관

                        서울함 중앙 관제탑을 배경으로 셀프샷

                                                   서울함 중앙 조타실에서


일반관람객 입장에서 예를 들면 지하철5호선 선유역에 하차하여 다리만 건너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선유도공원이나 지하철역에서 강변으로 나오기만 되는 여의나루역.

뚝섬이나 광나루지역 등등 얼마든지 좋은 곳이 있는데 왜?

교통이 열악한 망원동 한강공원으로 결정했는지 이해가 되지를 않는다.


아무리 멋지고 교육적인 가치가 있는 관광상품이라도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가 있어야 하고

주위에 먹거리나 쉴거리가 있어야 하며, 나아가 친절하게 안내를 받으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관람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결론은 글쓴이가 소속된 단체가 관람하기엔 적합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죽로산방에서 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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