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닌 여행지

필리핀을 다녀오다 2

sunking 2015. 11. 10. 01:03

 

둘째날

오늘은 <따가이따이> 라는 화산지역을 관광하는 일정으로 시작이다.

호텔에서 고속도로를 달려 1시간 30여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는 이 화산지역은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가장 큰 복식화산으로 유명하다.

복식 화산이란 화산 안에 또 화산이 있다는 얘기인데 애초 화산활동이 일어나

분지가 된 곳에 빗물이 고이고 고여 바다같은 큰 호수가 이루어진 후,

휴면 상태였던 화산의 중심부가 또다시 붕기되면서 화산활동이 시작된 곳이다.

따알호수라 명명된 이 호수를 배를 타고 약 30여분간 건너면

해발 700m정도의 작은 분지로 형성된 산등성이 마을이 나온다.

이 마을 사람들의 주수입원이 관광수입에 의존하는 탓으로

옷매무새들도 정갈하고 얼굴들도 꽤나 밝은 편이다.

 

 

 

 

 

 

 

 

 

 

 

이제는 현지인 마부들과 함께 말을 타고 분화구 정상으로 오를 차례.

가이드 얘기로는 이곳의 말들이 잘 길들여 있어 절대 안심이라고 하지만

우리 일행들이 말을 처음타보는 분들이 많아 은근히 걱정을 했는데

모두들 거부감없이 올라타고 출발한다.

말을 타는 것이 처음에는 겁도 나고 위험할 것 같아 두렵지만 10여분이 지나면

곧 안정을 찾아 말타는 재미를 조금씩 느낄 수가 있다고 하는데

친구 부부들이 이번 기회에 소중한 체험을 한 것 같아 이곳을 추천한 나로서 은근히 기분이 좋아진다.

 

분화구 정상에 오르면 유황 특유의 매캐한 냄새가 확하고 다가온다.

시야가 확트인 정상에서 분화구를 내려다보면 물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산활동을 바라다볼 수 있는데 신비스럽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저러다 폭발하면 우리들은 꼼작없이 죽을 것이라 생각이 순간적으로 스쳐간다.

모두들 인증샷을 찍고 하산 준비.

 

 

 

 

 

 

 

내려올 때는 말의 속도가 올라갈 때보다 배나 빠르다. 말고삐를 바싹 댕기지 않으면

낙마의 위험도 있어 긴장을 하게 된다. 마부에게 천천히 가라고 계속 채근해 보지만

속도가 그렇게 쉽게 줄어드는 것 같지는 않다.

올라갈 때 팁을 조금 주면 말을 잘듣는다고 했는데 팁을 안줘서 그런가? 글쎄다.

 

모두들 무사히 하산한 뒤 1불짜리 필리핀맥주 산미구엘로

긴장했던 마음과 갈증을 해소하고 배로 승선한다.

우리들은 분화구하면 흔히들 백두산 천지에 고인 맑은 물을 상상하기 마련인데

따알호수의 물은 호수지만 바다와 같이 넓고 파도가 일어

이곳이 분화구에 고여 있는 물이라고 상상이 안되는 곳이다.

출발할 때 내리지 않던 비가 뱃전을 흩뿌리니 수채화같은 물번짐 효과가 일어

조금 전에 올랐던 분화구의 모습이 점차 멀어지면서 더욱 신비스러워 보인다.

 

사족이지만 글쓴이는 이곳을 두 번씩이나 올라봤고 귀국 후,

바로 진행해야 할 이벤트 행사의 준비 관계로 친구들만 오르게하고

밑에서 가지고 온 노트북에 기획안을 작성하느라 분화구 정상에 오르지 않았음을 밝혀둔다.

 

마닐라로 돌아오는 길에 과일 시장에 들려 시장풍경을 엿보며

필리핀인들이 살아가는 진솔한 모습들을 살펴본 뒤, 열대과일들을 맛보며 저녁식사 장소로 이동한다.

 

 

 

 

 

오늘의 저녁식사는 랍스타와 게찜 요리.

원래 투어여행에서는 현지가이드들이 추천하는 식당에서 식사하는 것이 통례지만

우리들 이번 여행에서는 별도의 금액을 지불하면서 특식요리를 맛보는

프로그램으로 식사 메뉴를 잡았다.

사전에 연락한 탓인지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잘익은 게찜과 랍스타가

연이어 식탁으로 올려진다.

서울에서는 좀처럼 맛볼 수 없는 동남아 지역의 특산물들이인지라 모두들 대만족.

순식간에 식탁이 게껍질로 가득하다.

오랜만에 웃어보는 웃음소리와 포만감으로 모두의 얼굴에 미소가 번져지면서

즐겁고 행복했던 여행지의 둘째날이 아름답게 저물어 간다.

 

죽로산방에서 서pd

 

-셋째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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