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닌 여행지

필리핀을 다녀오다 1

sunking 2015. 11. 10. 00:37

 

필리핀 마닐라 지역 부부여행  2015년 8월 28일~9월 1일(4박5일)

 

 

친구부부들과 함께 필리핀 마닐라로 여행을 가기 위해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이번 여행은 모임에서 내가 추천한 지역(글쓴이는 두 번을 다녀옴)이라

본의 아니게 인솔책임자가 되었다.

스케쥴은 물론 현지가이드와의 연락, 먹고 자는 사소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금전 출납을 제외한

모든 상황을 혼자 도맡아야만 한다.

인천공항에서의 집결시간을 아침 6시로 정한터라 새벽시간에 우리집에서 인천공항까지 가는

교통편이 마땅치를 않아 하루 전, 밤 늦은 시간에 공항에 도착하여 사우나에서

하루밤을 지내기로 했다.

아마 지방에서 올라오는 사람이거나 비행기를 갈아타는 승객들을 위해

사우나시설을 갖추어 놓은 것 같은데 욕실이 약간 춥고 휴게실과 수면실의 기온이 너무 차다.

에어컨이 너무 성능이 좋은 탓인가? 밤새 추위를 느끼며 웅크리고 자다가 눈을 뜨니 새벽 3시다.

다시 욕조로 들어가 추운 몸을 약간 덮힌 다음, 수면실로 돌아와 메트를 덮고서야

약간 눈을 부칠 수가 있었다.

사우나를 나서는 길에 프론터 직원에게 왜? 이렇게 추운지 물어보니 공항 시설부에서

냉난방 공조를 다루기 때문에 자기들로서는 어쩔 수 없다는 투로 얘기한다.

손님들이 추워 밤새 잠을 못이루는데도 어떻게 건의하거나 개선할 생각들이

전혀 없는 듯한 상투적인 대답이다.

이래서야 서비스부문 세계 1위라는 인천공항으로서 면목이 서겠는가?

다녀와서 인천공항 홈페이지에 불편사항을 업로드 해볼 참이다.

 

첫째날

여하튼 아침이 밝아 예약여행사에서 20명의 E-Tiket과 안내문을 받아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고

필리핀항공 발권을 받도록 조치했다.

우리들의 나이가 적지않아 그런가 뭔가들 어설프다.

나야 해외 출장이 많아 개인적인 절차를 잘알지만

친구들은 여행사에서 단체로 해주는 여행만 해서 그런지 발권업무들이 많이 서툴다.

그렇게 얘기 했는데도 라이터를 가방에 넣은 친구, 액체나 스프레이가 검색대에서 첵크되어

가방을 풀어 헤치는가 하면, 전화로 호출되어 이리 불려가고 저리 불려가고 등등...

여행사 직원이 아닌 내가, 혼자 20명을 인솔하여 비행기에 탑승시킨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오전 8시 15분. 인천공항을 출발. 마닐라로 향한다. 필리핀 국적항공기다.

지난 3월, 선배들과 태국 골프여행시, 저가항공을 이용했는데 서비스 부재에다가

좌석이 좁고 이루 말할 수 없는 무료함에 질린터라

이번에는 노트북을 지참하여 영화와 뮤직비디오로 비행시간 4시간의 무료함을 달래기로 했다.

 

사전에 연락한 우리의 단체명은 SN22. 성남고 22회 동기생 친구들 모임의 이니셜이다.

피켙을 들고 있는 현지인에게 손짓하니 1m 70정도 되는 훤칠한 키의 여성이

자기가 이번 여행의 가이드라면서 인사를 한다.

40대 초반 정도됐을까? 인물도 준수하고 깨끗한 이미지로 세련미도 있다.

한국여성이니 당연한데도 주위에 있는 필리핀 사람들 때문인지 내눈엔 그렇게 느껴진다.

잠시 인사를 나눈 다음 먼저 나온 친구들에게 가이드와 함께 기다리라 해놓고

나중에 나온 친구들과 함께 돌아와보니 일행들이 없어졌다.

보통 1진이 자리를 옮기면 한명정도는 남기고 이동하기 마련인데 아무도 없다니 황당하기 그지없다.

10여분이 지나 가이드가 돌아왔다.

먼 곳에 세워둔 버스까지 1진을 데려다주고 온듯한데, 어떻게들 이렇게 일을 하느냐고 큰 소리부터 나간다.

가이드가 움찔하면서 친구분들이 빨리 버스로 안내 하라고 해서 다녀왔는데

아무리 인솔자지만 뭐 이런 사람이 있느냐는 투로 쳐다 본다.

 

버스에 탑승하니 우리팀 20명만의 단독투어다.

단체 여행에서는 한팀이 20명정도가 되면 대개가 5~6명의 다른 멤버가 합류하기 마련인데

이번만은 예외가 되었다.

서울을 떠나기 전 여행사 직원에게 단독팀으로 해달라고 특별히 부탁을 했지만

직원의 배려인지 합류할 인원이 없어서인지 아무튼 우리들만의 단독여행이 되었다.

가이드의 이실직고로 나중에 안 얘기지만 본사에서의 연락은 합류팀을 안붙인 이유가

생활에 여유가 있는 부부동반 여행객들이므로 좋은 곳으로 안내하면서

 팁좀 넉넉하게 받으라는 전갈이 있었다고 한다.

가이드가 지어낸 얘기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기분 나쁜 소리는 아니니 그냥 미소로 화답할 수밖에...

 

첫날은 특별한 스케쥴을 잡지 않고 아쿠아리움을 비롯한 시내관광을 한 뒤,

호텔에 투숙하여 짐을 풀고 저녁을 먹는 일정으로 잡았다.

나이든 사람들이 여행을 할 때 제일 귀찮은 일들이 호텔을 옮겨다니면서

매일 매일 짐을 싸고 풀고 하는 일이라는 것을 글쓴이는 많은 경험으로 알고 있다.

 

 

 

 

 

하여, 이번 여행은 시내 중심지 호텔에 투숙하여 일정을 마칠 때까지

자리를 옮기지 않도록 사전에 조율을 했다.

원래 여행사에서 패키지로 내논 상품은 마닐라 시내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

리조트에 머무는 것이였는데 여행사측과 협의하여 약간의 금액을 덧붙여주고

시내 중심지 호텔로 옮긴 것이다.

리조트에 머물게 되면 관광지 이동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저녁시간에는 딱히 할 일들이 없어

마사지샾이나 가는 것이 일반적인 투어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동남아 지역에서 가이드들이 추천하는 전신마사지 비용은

대개가 1인당 40불이고 발마사지는 30불이 통상금액이다.

내 생각으로는 여행사에서 저렴한 가격에 투어여행객을 모집하여

저녁시간에 별로 할 일이 없도록 만들어 이러한 비용에서 마진을 남길 수 있도록

교묘하게 멀리 떨어져 있는 리조트에 투숙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가이드들이 마사지샾에 지불하는 금액은 대개가 15불 내외.

한국 사람들은 4박 5일 일정에 아무리 못해도 2~3회는 전신마사지를 받는 편이므로

많은 금액이 현지 가이드들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셈이다.

개인별로 계산을 해보면 상당한 금액, 3회 마사지인 경우 1인당 75불이 가이드 몫으로 떨어지니

우리 일행 20명이면 1500불이 된다. 적지 않은 돈이다.

가능하면 여행지에서 마사지를 받는 것은 한번 정도가 좋을 터.

 

 

 

첫날 저녁은 애저哀猪(슬픈돼지라고 한문으로 표기하는데 돼지 뱃속에 있는 애기돼지)

구이라는 특별한 요리다.

애저는 이 지역 돈있는 사람들이 남성들에게 좋다며 즐겨먹는 음식인데

우리 친구들이 이국에서의 첫날밤 음식을 특별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가이드에게 별도 금액을 주며

시장에서 사오도록 주문했는데 식탁에 올라온 음식은 자돈仔豚(어린새끼돼지. 위의 사진)이 되어 버렸다.

전달 과정에서 잘못되었는지 사오는 사람이 실수를 했는지 둘중 하나지만

여하튼 서울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음식을 시식한 것으로만 만족해야 했다.

 

죽로산방에서 서pd

 

-둘째날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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