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닌 여행지

중국 상해, 항주 여행

sunking 2013. 11. 10. 18:01

 

지난 10월 2일부터 5일까지 내가 몸담고 있는 NGO 단체 밝은사회 한국본부가

중국 항주에서 국제대회를 개최하게 되어 행사 참가차 다녀왔다.

서울에서 62명의 회원들이 참석하였는데 행사도 중요하지만 관광도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일정.

다녀와서 여행노트를 작성하다보니 문득 3년전에 이곳을 다녀와 여행일지를 썻던 기억이 있다.

문서보관함을 찾아 읽어보니 약간 촌스러운 기행문이지만 이번 여행에서 느꼈던 기분과 엇비슷하여

2013년도 상해, 항주 여행일지에 앞서 업로드 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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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한 시간 만큼은 영원히 기억 속에...

 

오랜만에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떠난다.

이번에는 상해, 항주, 소주를 돌아보며 그 유명하다는 황산을 오르기로 했다.

우리 부부를 비롯하여 도합 16명. 여행은 항상 사람을 들뜨게 만든다.

내 처가 며칠전부터 여행가서 입맛 없으면 친구들과 먹을 꺼라며 고추장, 김, 멸치, 간식꺼리 등 이것 저것 챙긴다.

귀찮은 일일테지만 기분 좋아하는 일은 언제나 신나는 법.

짜증한번 안내고 잘 챙긴다. 나두 덩달아 기분이 좋다.

 

여행사를 통해 가는 투어라 시간엄수가 최우선.

이번 여행을 책임진 입장(중국 역사와 관광지에 대해 많이 안다고)이라 남들보다 조금 일찍 나갔는데

나보다 먼저 도착한 부부가 있다. 나이들면 잠도 적어지고 부지런해진다더니 그런가 보다.

집합시간에 맞춰 100%가 도착.

IT강국이라드니 출국수속도 빠르다. 우리나라 역시 좋은 나라다.

탑승게이트 앞에서 서성거리다가 남들처럼 비행기 사진도 찍어본다. 출발이다.

상해 푸동공항에 내리니 여태껏 본 중국의 공항 중에서 규모도 크고 가장 깨끗하다.

공항 청사 밖으로 나오니 덥고 습한 공기와 함께 중국냄새(?)가 확 풍기며 여긴 중국입니다, 하고 인사하는 것 같다. 후덥지근. 찝찝하다. 연일 35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라고 한다.

제일 먼저 들린 곳은 상해임시정부청사. 한국관광객이면 누구하나 없이 의무방어전으로 들리는 곳.

내부는 사진을 못 찍게 해서 사진이 없다.

생각했던 것 보다 초라한 임시정부 청사. 보존 성금을 내면 부채 하나씩을 주는데...

원 소유주는 중국 정부 것이라 이 성금이 제대로 쓰이는지는 미지수라고 가이드가 귀뜸한다.

이런 ㅉㅉㅉ

윤봉길 의사가 도시락 폭탄을 던진 곳으로 유명한 홍구공원을 거쳐 예원 옛거리 구경을 하러 갔다.

옛 건물들을 외형상으로는 잘 보존 해놓은 것이 인상에 남았다.

우리들은 개발이라는 명복으로 전부 까부셔놓아 옛 것이라고는 찾아 볼 수도 없는데...

 

중국에 오면 의례히 서커스 공연 관람. 가장 압권은 원으로 만든 쇠그물망 안에서 오토바이 타는 묘기다.

처음엔 1명이 나중엔 4명이 들어가서 오토바이를 타는데.. 모두들 가슴을 조이고... 꺄악~비명도 지르고....

한국 관광객이 제일 많다.

 

중국에서 처음맞는 저녁 식사. 현지식인데 맛은 별로지만

친구들이 서울에서부터 공수해온 소주부터 따기 시작하니 술도 안주도 잘도 넘어간다.

기분좋게 한잔 걸치고 버스에 올라 오늘의 목적지인 항주로 ...

대략 2시간 정도 걸려 밤 12시에나 도착했다.

항주의 아침은 찌는 듯한 더위로 부터 시작이다.

항주는 절강성의 성도로 중국역사상 14대 왕조가 이곳을 도읍으로 삼았으며 마르코폴로가 이곳을 방문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도시"라고 격찬한 곳이다.

 

우람한 체격의 조선족 가이드가 알려준 얘기 한마디.

이곳은 춘추전국시대 월나라인데 이웃한 오나라와 오랜 전쟁으로 원수지간이 되어 같은 배를 탈 수 없는 사이라는 오월동주라는 말이 생겨란 곳이고, 월왕 구천이 쓸개를 핧고(嘗膽) 울퉁불퉁한 나무에서 자며(臥薪)

복수의 칼을 갈았다는 와신상담이라는 말이 전해지는 곳이라고 한다.

 

하여튼 그건 그렇고 이태백이 달밤에 시를 읊었다는 서호를 구경하러 나선다.

항주성의 서쪽에 있어 서호라 하는데 유람산을 타고 호수를 반바퀴 정도 돌아보는 것이 서호관광.

 

오후에는 송나라 시대의 거리를 재현한 민속촌을 둘러보고 중국 3대쇼라는 송상가무쇼를 본다.

가이드가 하도 자랑을 많이해 기대를 많이 하고 들어갔는데 역시 이 친구들 대국적으로 논다.

5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극장, 무대 제작비만 65억원을 투입했다는 이 쇼는

총 4부작으로 송나라 시대의 전쟁과 역사를 담고 있는데 전쟁 속에 피어나는 사랑... 그리고 죽음....

이어지는 중국 55개 소수민족의 민속무용으로...실로 오랜만에 쇼같은 쇼를 보았다.

여행사 홈페이지에서 송상가무쇼에 대한 감탄(?)의 글귀가 많았는데 공감, 또 공감!

 

입구가 멋진 식당에서 저녁식사.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행오면 술이 빠지면 큰일나는가?

우리 일행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연실 소주부터 찾는다.

특히 싱글로 참석한 친구 두명은 같은 방을 썼는데 애주가인 친구는 술한방울도 못먹는 친구로부터

핀잔을 받으면서도 아랑곳 하지 않으니.... ㅉㅉ 힘들겠다.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 많은 비가 내린다고 한다.

가이드가 미안한 듯, 내일은 황산을 가야하는데 그곳에 비가 많이와 가지 못할 것 같으니 소주(蘇州)쪽을 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면서 중국술을 내놓는데.... 에이 좋다!

내일 산에 안가도 되니 오늘 술이나 더 먹자! 부어라~

 

아침에 호텔을 나와 첫 번째 들린 곳은 졸정원.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소주와 항주가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항주와 함께

중국에서 자연 경관이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히는 이곳 소주는 양자강 삼각주 평원 위에 자리잡고 있다.

동양의 베니스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남방의 대표적인 물의 도시.

부자들이 많이 살았던 곳이라 富를 과시하듯 정원을 많이 만들었는데 졸정원이 대표적이란다.

한바퀴 휙 돌고 나와 쇼핑의 한 코스인 실크공장 견학...

실크 만드는 과정도 견학하고 쇼핑도 하고...살 것은 없지만 여행 옵션에 빠질 수는 없는 상황.

관광을 마치고 상해로 향하는 버스에 오른다.

 

첫날 들렸던 상해로 다시 들어왔다.

요즈음 날씨가 더워 전력이 부족하여 조명을 많이 줄였다고 하는데 여전히 휘황찬란하다.

관광객을 위해 건물 조명비는 국가에서 지불한다나...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황포강을 따라 강변의 동방명주탑이 줄줄이 늘어선 고층빌딩과 화려한 조명을 보니

새삼 중국이 무섭게 느껴진다. 머지않아 세계 1위 경제권을 장악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드디어 서울로... 피곤하다. 비행기에서 와인 한잔 마시고 눈을 붙여본다. 

 

이번 여행도 시간이 흐르면 하나씩 하나씩 우리의 뇌리에서 잊혀 지겠지만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한 즐거웠던 시간 만큼은 영원히 기억에 남으리라...

여행기간동안 떠들썩한 우리들을 끝까지 감싸 안아준 부인들에게 감사드리고

바쁜 일로 함께 못한 친구들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남긴다.

 

2010년 초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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