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셨습니까.
금년도가 시작된 것이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3월 중순이 되었습니다.
올 겨울은 과연 봄이라는 것이 있는 것인가 의심이 들 정도로 유난히 추웠지만
계절은 어김없이 봄이 되었습니다.
남쪽에서는 벌써 매화가 피었다는 꽃소식을 전해 주고 있는데
우리 주위에도 꽃처럼 화사하게 피어나는 기쁜 소식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특강강사님으로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신 심장병의 권위자 이종구 박사님을 모셨습니다.
심장병에 관한 좋은 말씀과 중장년들의 건강관리에 대해서 좋은 말씀 해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이 자리에 계신데 박수로 환영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박수 -
네~ 감사합니다.
오늘, 이종구 박사님이 특강을 해 주신다고 하셔서 심장병에 관해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 며칠 전 신문에 나온 기사가 눈에 띄어 읽어 봤습니다.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소개해 보겠습니다.
기형심장이던 딸을 살려준 은혜에 보답코저 1년 넘게 최선을 다해 모은 돈과
편지 한통을 국제우편을 통해 세브란스병원에 보내온 케냐인의 얘기입니다.
겉봉에 '페이스 카로이'라고 적힌 이 봉투에는 만원짜리 한장과 천원짜리 한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2년 전 이 병원에서 무료로 심장 수술을 받은 케냐의 열두살된 소녀 ‘페이스’의 아버지가 보내온 것입니다.
이 아이는 좌심실이 아닌 우심실에서 대동맥이 시작되는 선천성 심장 기형을 갖고 태어났지만
돈도 없고 수술 받을 곳도 없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체장애로 잘 걷지 못하는 아버지가 남의 농사를 대신하면서 매달 벌어오는
5만원으로 가족 5명이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형편이라 병원에 간다는 생각조차 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마침 현지에 나가 있던 한인선교사 단체인 '케냐 기독의사회'가 이 아이의 딱한 소식을 전해 듣고
세브란스병원에 소개하여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마침 개원 125주년을 맞아 해외 빈곤 환자를 초청해 무료로 치료해주는 사업을 벌이고 있던 병원 측은
이 아이를 한국으로 데려와 심장 수술을 받게 했습니다.
당시 수술을 맡은 교수는 "아이가 10년간 살아 있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일 정도로 당장 치료받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는 병이었다"고 했습니다.
치료비는 5000만원이었는데 아이의 아버지가 평생동안 일하고 먹지 않아야 모을 수 있는 돈을
세브란스병원에서 무료로 치료해 준 것입니다.
국경을 넘는 사랑의 힘으로 어린 소녀 한명을 살린 것이지요!
페이스와 그 가족들은 한국인들의 사랑, 그리고 그 은혜를 잊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소작으로 밭을 일궈 모은 식량을 시장에 내다 팔면서 매달 조금씩 돈을 모아 1년 반 동안
10달러를 모았다고 했습니다.
배우지도 못하고 그저 하루 하루 살아가는 것이 전부인 그들로서는 대단한 일입니다.
그 돈, 만천원과 “예전엔 걷기만 해도 숨이 찼는데 이젠 뛸 수도 있다"면서
활짝 웃고 있는 아이의 사진을 올 초 "고마운 분들에게 전해달라"며 케냐에 있는 기독의사회에 맡겨
세브란스병원으로 전해진 것입니다.
글을 모르는 아버지는 한인선교사에게 이메일도 대신 써달라고 했다는데
그 중에 눈에 띄는 글 하나만 소개하겠습니다.
"받을 자격이 없는 자에게 값 없이 주는 것이 은혜라면 저는 은혜를 많이 받은 사람입니다.
갚을 수 없는 은혜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기부한다“고 쓰여 있었다고 합니다.
나눔이, 또 사랑이, 베품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오늘 봄소식과 함께 가슴 따뜻한 얘기를 소개하게 되어 마음이 대단히 가볍습니다.
즐겁게 저녁식사와 환담을 나누신 다음
이종구 박사님을 통해 건강에 대한 좋은 정보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월 월레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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