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싱어-최종회 생방송 有感

<팬텀싱어> 최종회 생방송 有感

지난 27일, jtbc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가 경희대학교 내에 있는 평화의 전당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우승자를 결정하고 막을 내렸다.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제작진들과는 달리 잔득 기대를 가지고 기다렸던

시청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못해 이구동성으로 “이게 뭐냐”였다. 

출연자들의 목소리는 믹싱버젼을 거치지 않아 오케스트라 반주에 묻혔고

3500명을 수용하는 공연장의 무방비 음향시설을 간과한 연출진들의 방심은

지난 열 한번의 열정들을 무색하게 만들어 버리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애초 <팬텀싱어>을 기획한 PD들은 “조기종영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었는데

“1회 방송을 시작하자 제작진들도 감짝 놀랄 정도로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켰다”고 술회한 바 있다.

방송이 계속 될수록 화제가 되었던 이 오디션은 출연자들과 프로젝션 멥핑*을 비롯하여

조명, 음향, 카메라, 메이컵과 의상 등을 담당한 스텝진, 이를 조화시킨 연출진의 열정이

시청자들의 귀를 넘어 마음을 어루만졌고 입소문이 번져 JTBC에 색안경을 끼고 보던

보수층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팬텀싱어>가 이제는 식상해졌다는 오디션을 통해서도 이처럼 아낌없는 박수를 받을 수 있었던 건

기회가 없어 실력을 발휘 못했던 출연진들의 대단한 기량과

제작진들이 무대 하나하나에 혼신의 힘을 다해 정성을 들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렇듯 높은 평가를 받은 프로그램이 우승자를 가르는 최종회에서 생방송의 과욕으로

시청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하며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린 점을 냉철하게 뒤돌아 봐야 한다.

 

음향을 비롯하여 그동안 화면을 환상의 세계로 이끌어 줬던 프로젝션 멥핑이 사라지고

중세시대를 연상시키는 시대착오적인 무대 미장센*은 너무나 진부한 느낌을 주었다. 

나아가 이 프로를 진행한 전현무와 김희철은 1회부터 11회까지는 왜 MC가 필요하지 할 정도로

존재감이 희미하여 무시하고 시청했으나 최종 생방송 무대에서는 그들의 자질이 민낯으로 들어난

저질 멘트와 편파 인터뷰로 클래식과 크로스오버라는 높은 품격의 무대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뿐만 아니라 제작진은 2~3등의 순위도 발표하는 우매함을 보였고 유치원 학예회보다 못했다는

어수선한 시상 장면은 네티즌들로부터 뭇매를 받기에 충분했다. 정말로 안타까웠다.

  

그렇다고 한번의 실수로 좌절할 필요는 없다.

모처럼 멋진 포맷으로 축포를 쏘아올렸던 <팬텀싱어>가 아닌가!

제작진들이 예고한 대로 시즌2에서는 생방송에서 보여줬던 음향의 난제를 풀고

시청율을 올리기 위해 과욕을 부렸던 문자 투표 방법도 과감하게 버리면서

전문가들의 냉엄한 판정기준에 부합하는 진정한 우승자를 선정하는 포맷으로 돌아온다면

반드시 명성을 다시 찾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리해서 크로스오버라는 새로운 음악의 세계를 대중들의 가슴 깊이 열어준 공로도

인정받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족이지만 시즌2에서도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는 MC가 진행한다면

시청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 받을 것임을 알아 두었으면 좋겠다.

죽로산방에서 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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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션 멥핑*

Projection Mapping은 대상물의 표면에 빛으로 이루어진 영상을 투사하여 변화를 줌으로써,

현실에 존재하는 대상이 다른 성격을 가진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기술.

대기업의 프로모션용 광고나 런칭쇼 대형 공연 등에서 자주 볼 수 있으며

광고나 홍보, 이벤트쇼, 미디어 아트, 인터렉티브 아트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되고 있다.

 

미장센*

mise-en-scene은 연극이나 오페라 무대, 영화 등에서 연출자가 한 프레임 내에서 배우와

세트 디자인의 고정된 배열을 묘사하기 위해 장치한다는 프랑스어.

우리나라 화장품의 브랜드를 연상해보면 알 수 있다. 얼굴이 곧 미장센이 되는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