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닌 여행지

지리산 고로쇠 수액 즐기기

sunking 2016. 12. 12. 12:33

아래의 글은 지난 2월, 글쓴이가 소속된 단체에서 지리산지역으로 여행을 다녀와 여행기로 쓴 글이다.

여행 후 2-3일이 지난 다음, 작성하였는데 그동안  찾지를 못하다가 오늘에서야 문서를 발견 기록으로 남겨둔다.

죽로산방에서 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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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양도 높이고 건강증진도 도모한 서울동문회 봄나들이

 

방송대학교 문화교양학과 서울동문회에서는 동문들의 유대관계 조성과 문화적 소양을 함양하기 위해

매년 봄, 가을로 문화유적지를 중심으로 답사여행을 다니고 있다.

금년 봄은 1박 2일 일정으로 동문 45명이 지난 2월 20일부터 21일까지 독립기념관을 시작으로

군산에 있는 새만금방조제와 부안의 채석강, 고창 선운사,

그리고 지리산에 걸쳐있는 함양의 정여창 고택古宅과 구례 운조루雲鳥樓를 돌아보고 왔다.

 

글쓴이가 함양군과 디자인 컨설팅으로 오랜 인연을 맺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동문 한분이

지리산에 가면 진짜 좋은 고로쇠수액을 먹을 수가 있으니 적극적으로 추진해 달라는 간곡한 요청으로

모든 일정을 함양군을 중심으로 오고 가는 도중에 있는 문화유적지도 돌아보고,

산촌 특유의 담백한 음식과 고로쇠수액을 통하여 건강증진도 함께 도모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이른 아침 서울에서 출발한 일행들은 첫 번째 답사지인 독립기년관으로부터 1박 2일의 일정을 시작한다.


                                 글쓴이 죽로가 버스안에서 이번 여행의 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민족의 얼을 다시한번 새겨본 독립기념관 관람

개관 당시, 기념관을 잠시 돌아본 기억만 있었던 동문들은 IT산업의 발달로 다양한 영상화면과 움직이는 무대,

입체적인 음향, 간단한 조작방법만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민족사와 독립운동사 등등을 돌아보고,

우리나라 전시문화가 이만큼 발전되었음에 감짝들 놀라면서 해외여행시 돌아보는 이질적인 해외 박물관들과

전혀 다른 전시문화를 통해 우리들의 정체성을 다시한번 확인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이구동성으로 이번 여행을 준비한 집행부에 엄지를 내민다.


 군산과 부안을 잇는 새만금방조제 건설기념탑에서 단체로 촬영. 전면 플랭카드의 헤드카피와 디자인은 글쓴이의 작품


고속도로를 따라 1시간여를 달려 단군이래 최고의 국책사업이라는 새만금 방조제에 도착했다.

이곳은 전라북도 군산, 김제, 부안 앞바다에 33.9km의 방조제를 세우고,

안에 간척지와 항만시설, 그리고 복합단지를 갖추는 대규모 건설현장인데 동문들 모두가

그 웅장함과 위용에 감탄사들을 연발한다. 새만금 방조제는 기존에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로

알려졌던 네덜란드의 자위더르 방조제보다 1.4km 긴 33.9km의 길이로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다.

 

이 지역 특산물로 늦은 점심을 마친 동문들은 부안의 채석강,

그리고 고창 선운사에서 사전에 섭외된 문화해설사들의 설명을 들으며 문화의 지평을 마음껏 넓힌 뒤,

숙소인 지리산의 인산가仁山家로 출발을 서두른다.

멀리 보이는 지리산 언저리에선 뭉게구름 속에 노을이 붉게 물들었다.

아~ 실로 오랜만에 맡아보는 시골내음 그리고 정취, 산바람 공기가 정말로 상쾌하다.

산자락의 어스름을 보면서 참 오랜만에 조용히 저무는 밤하늘을 바라본다.

 

건강증진을 위한 고로쇠수액 체험

지리산 무공해 지역에서 위생적으로 채취한 고로쇠수액은 2~3월에만 반짝 맛볼 수 있는데

자당과 무기물이 많아 혈당조절과 피로회복에 좋고 이뇨작용과 체력 증진에 매우 뛰어난 물로 알려져 있다.

이 수액은 고로쇠나무가 밤사이에 흡수했던 물을 낮에 기온이 높아지면서 흘려내는 것으로,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거나 바람이 심한 날에는 나오지 않으며

과 밤의 일교차가 심한 날에만 많이 나온다고 한다.

글쓴이는 해마다 마셔보는 물이지만 많은 동문들이 처음 마셔보는 관계로

약간 거부감이 있을까 걱정을 했으나 신선한 향과 약간의 당도가 있어 전혀 거부감이 없었다는 후평.


고로쇠수액은 많이 마셔야 체내 노폐물이 빠져나가며 체내에 영양분이 많이 흡수된다.

많은 동문들이 따뜻한 온돌방에서 고로쇠수액을 마시며 밤새 즐거운 담소로

동문사랑을 나누는 모습들을 보면서 집행부 몇몇 사람들의 노력으로 많은 동문들이

즐거움을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새삼 느껴본 하루였다.

아마 동문들도 오래 기억될 아름다운 추억의 한페이지로 장식되었으리라.


                  동문들이 죽염의 매카 인산가에서 김윤세 회장으로 부터 대체건강 특강을 경청하고 있다  


                                                          인산가에서 바라본 지리산의 설경


아침이 밝았다.

공기 좋고 물맑은 곳이라 햇볕의 투과도가 도심과 비교가 안되는지 밤사이 내린 눈꽃들이 유난히

새하얗다. 햇빛이 따사하게 비치는 곳의 나뭇잎에 맺힌 눈녹은 물방울들도 아름답게 반짝인다.

오래묵힌 된장과 죽염으로 잘 버무린 산채를 밑반찬으로 아침을 즐긴 동문들은

함양 개풍마을에 있는 정여창고택에서 옛 선현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기 위해 버스에 오른다.

 

정여창 고택에서 선비문화를 살펴보다

함양은 선비와 문인의 고장으로 대표적인 인물이 조선조 5현중의 한사람인 성리학의 대가 일두 정여창이다.

이곳 개풍마을에 그의 고택이 있다. 함양군청의 배려로 대기하고 있던 문화관광사가 친절한 미소로

동문들을 맞이하며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솟을대문인 정려문을 통해 마당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안채로 가는 일각문이,

오른편으로는 비교적 높은 축대 위에 사랑채가 있다. 안사랑채로 이어지는 쪽담 아래에는

두 그루의 구불거리는 노송이 사랑채 누마루에 기대어 옛 주인의 성품을 닮아다는 듯

다소곳이 손님들을 맞이한다. 사랑채 방문 위에 걸린 충효절의忠孝節義 백세청풍百世淸風이라는 글씨가

정여창 고택의 위세를 한껏 보여주지만 더욱 유명세를 타는 것은 사랑채 앞에 조성된

석가산이라는 해설사의 설명. 이 석가산은 자연석으로 삼봉형 주산을 높게 만들고,

좌우에 주산보다 낮은 봉우리를 만든 후, 산봉 아래 깊은 석곡을 만들어 매화 등을 심었다.

아담한 규모의 조원造園이지만 산과 바위, 물과 나무를 넣어 동양 전통의 신선 사상을 조형물로 나타낸 것이다.

건축 전문가들은 이 집이 조선 중기 사대부 살림집의 전형적인 모습 중에 최고의 걸작이라 평가한다며

문화해설사의 고향자랑이 대단하다.

드라마 〈토지〉의 최참판댁은 이곳을 배경으로 촬영했고,

〈다모〉에서는 어린 채옥의 생가로 활용해 명성을 높였다는 곳이다.

 

최고 길지吉地에 세워진 구례 운조루雲鳥樓

지리산을 휘돌아 전남 구례군으로 내려왔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산천은 한발 앞서 봄을 맞은 남녘 들판.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오봉산과 어우러진 들녘에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화엄사華嚴寺를 참배하고 구례 운조루雲鳥樓에 도착했다.



                                     구례 운주루 안채에서 동문들이 단체촬영으로 기록을 남겼다


이 집은 1776년(영조52) 삼수부사와 낙안군수를 지낸 유이주柳爾胄가 건립하였는데 이 집터는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금가락지가 떨어진 금환낙지金環落地라 하여 예로부터 명당자리로 불려온 곳이다.

넓은 대지에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여 개방적으로 짓는 전라도 한옥과 높이를 강조한

경상도 한옥이 잘 조화를 이룬 한옥이다.

집 앞을 차지한 연못이 이 집의 분위기를 활달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행랑채와 연못 사이에 난

솟을대문으로 향하는 기분도 유쾌하다. 사랑채의 화단에도 봄이 왔는지 세한삼우歲寒三友로 불리는

소나무와 대나무, 갓 피어난 매화가 한옥 지붕의 아름다운 선에 걸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봄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오랜만에 눈을 호사시켜 주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눈맛이 화사하다.

 

이번 동문들과 함께한 봄맞이 문화답사는 독립기념관을 돌아보면서 민족의 뿌리도 확인할 수 있었고,

대한민국 건국이래 최대 국책사업의 현장인 새만금방조제도 돌아보며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대담한 자부심도 느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나아가 함양의 정여창고택과 구례 운조루를 답사, 선조들이 남긴 찬란한 문화와 위대한 유산을 보며

문화적인 소양도 배가시켰으며 동문 모두가 한마음으로 화합하면서 어머니 품과 같은 지리산에서

동문사랑을 나눈 아름다운 여행이었다고 자부하고 싶다.


2016년 봄날이 시작할 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