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닌 여행지

홍도 구석구석 돌아보기

sunking 2016. 7. 7. 12:02




홍도여행


친구부부들과 2박 3일 일정으로 홍도와 흑산도를 다녀왔다.

기차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를 통해 오래전에 예약한 탓에

만석의 자리에 비교적 여유있게 자리할 수 있었다.

용산역에 집결한 일행들은 목포까지 2시간 15분에 주파하는 KTX덕분으로 봄내음이 가득한 산야를

눈맛으로 즐기며 지루함도 없이 목적지에 도착했다.

마중나온 가이드로 부터 홍도로 입도하는 Tikets을 받고, 여객선터미널 인근에서 식사를 한다.

목포하면 음식 맛이 좋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너무나 장사속이 뻔한 밑반찬,

서울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그냥 그 맛이다. 너무 기대한 탓일까?

 

1시 정각 출항이다.

약 350석 정도되는 1~2층으로 구분된 쾌속선이 빈자리 하나없이 만선이다.

빠른 속도 탓에 외부로 나가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넓은 바다를

바라볼 수 있겠다는 기대는 처음부터 착각.

실망감을 안고 좌석에 앉아 점심에 기울인 반주 탓에 꾸벅꾸벅 졸고 나니

어느 듯 홍도의 붉은 빛이 눈에 들어온다. 파도가 잔잔하고 따사로운 햇살 탓인지

무척이나 편안하게 목적지에 도착했다.






                                               관광유람선에서 독립문 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홍도는 목포에서 서남쪽으로 130km정도 떨어져 있는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에 딸린 섬으로

250여가구에 600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

홍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신비의 섬으로 사암砂岩과 규암硅岩의 수직절리垂直節理에

섬 전체가 홍갈색. 1구마을에 대다수의 가구가 몰려있으며 해수욕장과 동백이 군락지를 이루고 있고

2구는 등대와 자연림, 어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이 약간 살고 있다.

홍도紅島라는 이름은 붉은 동백꽃이 섬을 뒤덮고 있어, 해질 녘 노을에 비친 섬이

붉은 옷을 입은 것 같다하여 홍의도紅衣島라고 불리다가 규암으로 된 이 섬의 바위가 홍갈색을 띠고 있어

홍도라 붙여졌다고 한다.

모든 섬들이 그랬던 것처럼 노 젓는 배와 통통배로 해초와 고기를 잡아 생계를 이어가는

아주 가난한 섬 홍도. 반듯한 항구도 없고, 파도 때문에 양식도 못하고, 논도 없고,

손바닥만 한 밭에서 채소를 길러 반찬거리만 할 정도였던 천해의 고도와 같았던 섬.

해초와 고기를 많이 잡아도 육지와 멀어, 소득을 올리지 못하고 마을 뒷산에서 나무를 해다가

고깃배들에게 팔아 생계를 꾸려 나가던 홍도가 지금은 하루 1000여명 입도入島할 만큼

관광천국이 되었다고 하니 격세지감이다.

 

홍도에 발을 내딛는 순간 시원한 바람이 쏴~아하고 다가온다.

항구에 이어진 홍도1구 마을로 들어오는 길목까지 관광객들로 가득했고,

부둣가에는 해삼, 멍게, 돌김, 미역 등을 판매하는 작은 노점상들이 주우욱 늘어서 성시를 이루고 있다.

여객선이 들고 날 때만 일시적으로 열리는 이곳만의 풍정風情이라 한다.

마을에는 생태전시관과 관리사무소 그리고 우체국도 있다.

1구에만 교회 두 곳과 성당이 있는 것도 특이했다.


            홍도는 제일 먼저 이 부두에 접안하여 여행이 시작된다. 글쓴이가 파노라마 기법으로 촬영했다

 

마을로 올라가는 길은 오르막, 그다지 가파르지는 않지만 나이든 분들과 물품 운송을 위해

3륜구동 경운기가 부지런히 매연을 내뿜으며 번잡하게 오르내린다.

길 따라 깔끔하게 정돈된 건물들이 들어서 있고 식당과 숙박업소들이

여기 저기에서 우리집이 제일 맛있고 깨끗하다는 표정으로 손짓한다.

골목을 지나자 바로 흑산초등학교 홍도분교장. 이곳에서 오른편은 깃대봉으로 오르는 길이 시작되고,

밑길은 서쪽 해변인 빠돌해수욕장.


                                 마을로 올라가는 길은 짐과 노약자를 위해 사륜구동을 운행한다

     

홍도사람들은 돌이 파도에 씻기고 씻겨 동글동글해진 몽돌을 빠돌이라고 불러 이름을 그렇게 붙여졌단다.

몽돌이 워낙 커서 걷기가 좀 불편하지만 기암절벽을 병풍처럼 두른 비경 속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인근 횟집에서 갓잡아올린 활어나 전복 등의 싱싱함을 맛볼 수 있는 것도 이곳만의 자랑.

 

홍도는 18년전 해수담수화 시설로 생활용수를 사용하게 되면서 관광지로서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고 하는데

성수기에는 주민수보다 관광객의 수가 더 많아 이 섬의 인구밀도는 늘 다르다. 주민들 중,

극소수만이 어업에 종사하고, 대부분은 아름다운 섬 덕분으로 관광객과 낚시꾼들을 위한

서비스업에 매달려 있다. 몇 년전부터 인정이 넘쳐났던 섬 분위기와는 다르게 상업적인 냄새가 짙어져

인정이 메말라가 걱정이라고 식당주인이 귀띔한다.

 

대부분의 관광 코스는 선착장에서 관광선을 타고 섬 일주 관광을 마친 후,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일정.

해상관광은 1시간 30여분 남짓. 맑고 붉은 빛깔의 신비로운 바다와 독립문바위를 비롯한 기암괴석,

섬 전체에 휘둘려진 희귀식물들이 한폭의 산수화로 펼쳐지는 곳을 돌아보게 되는데

선장의 구수한 입담과 함께 절경을 감상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관광코스 중 백미는 코끼리섬 주위에 관광선을 정박시키고 2구의 어민들이 갓 잡아올린 고기를

뱃머리에서 회를 쳐 초장과 함께 관광선으로 올려주는데 한접시에 2만원, 소주한병에 4천원이다.

서울에서 보다 훨씬 저렴하고 신선하다. 아마도 관광선에 탑승한 사람들 대부분이 특별한 곳에서

별미를 음미해보는 즐거움을 만끽할 것이니 그 수입도 만만치 않을 터...

 

            부두가의 포장마차. 손님들이 오면 노란텐트에서 횟집 주인들이 순서에 의해 나와 본인들 회 텐트로 모시고 간다


                     부두가 포장마차에서 친구들과 정담을 나누며 신선한 횟감(해산. 멍게. 소라. 거북손등)을 시식했다


부두에 도착하면 잘가꾸어진 포장마차가 쭈~욱하니 예쁜 모습으로 늘어서 있다.

서로간의 경쟁을 없애기 위해 1호집부터 15호집까지 차례대로 손님을 받는 것이 이곳의 정서...

이곳에서는 2구의 해녀들이 물질을 해서 잡은 해삼과 소라, 전복 등을 관광객들을 위해 밤늦은 시간까지

문을 열어놓고 있다. 해녀들이 청정해역에서 건져 올린 해산물은 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홍도만의 자랑.

 

새벽녘 푸르른 햇살의 여명黎明이 아침잠을 깨운다.

어제 마신 술이 적지않은 양인데도 머리도 맑고 속도 깨끗하다. 역시 공기좋고 물 좋은 곳에서

좋은 친구들과 함께해야 술이 안취한다는 진리(?)를 다시한번 깨우쳐 주는 것 같다.

투어 진행팀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를 마친 후 육로로 섬 주위를 돌아보기로 했다.


                                            1부두 언덕에 있는 풍란전시장 앞에서 인증샷을 했다


                                                                  삐돌 해수욕장을 돌아보면서  


조그마한 섬이지만 해수욕장도 있고 산행을 할 수 있는 제법 가파른 봉우리도 있다.

깃대봉으로 오르는 산길에는 동백나무와 밤나무를 비롯한 해풍에 강한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등산객들의 눈맛을 시원하게 해준다.


 깃대봉을 오르는 중턱에서 섬을 내려다보며 파노라마 기법으로 촬영. 잘룩하게 잘린 부분으로 1구와 2구로 갈린다


                                                깃대봉을 오르면서 섬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했다


               관광유람선에 배를 갖다대고 어민들이 갓잡은 생선을 횟감으로 만들어 소주와 함께 배로 올려준다


발아래 홍도섬이 펼쳐졌다. 서쪽면과 동쪽면을 한번에 볼 수 있는 전망대... 멋지다.

이곳에서 바라보니 홍도가 남해의 해금강이라고 불릴 만큼 절해絶海의 섬이라는 것을 인식하기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누가 말했듯이 신이 조각한 섬 홍도의 멋진 풍광을 두고두고 간직했다가,

힐링이 필요할 때면 마음속에서 꺼내어 보라고 했다.

홍도는 그런 곳이다.

 

2일차 흑산도여행은 계속

홍도에서 오후에 출항하는 배편으로 흑산도에 입도했다....

  

죽로산방에서 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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