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이하는 즐거움
물 건너 또 물 건너 渡水復渡水_도수부도수
꽃을 보고 또 꽃을 보며 看花還看花_간화환간화
봄바람 강뚝길을 걷다가 보니 春風江上路_춘풍강상로
어느 사이 그대 집에 이르렀구려 不覺到君家_불각도군가
위는 중국 명나라 때 고계高啓라는 시인이 화창한 어느 봄날 호은군이라는 친구를 찾아가면서 읊은 詩다.
詩의 제목은 <심호은군 尋胡隱君>인데 은군隱君은 숨어 사는 사람이라는 뜻이고 심은 “찾을 심尋” 이니까
詩 제목은 호胡씨 성을 가진 은군자를 찾아 간다는 뜻이 된다.
이 詩는 원래 4절까지 있는데 위 첫 구절이 후학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는다.
보통 한시漢詩에서 같은 글자를 두번 쓰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시인은 기起와 승承에서 같은 단어를 반복 사용함으로 오히려 읽는 이의 감흥을 높인다.
“물 건너 또 물을 건너, 꽃을 보고 또 꽃을 보며..” 하는
“도수부도수渡水復渡水 간화환간화看花還看花..” 표현이 너무 좋다
시인은 그렇게 강뚝 길을 걷다보니 어느 듯 벗의 집에 이르렀단다.
맘 가는대로 걸음 내키는대로 친구를 찾아가고, 친구는 이렇게 불쑥 찾아온 벗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반갑게 맞는다. 그래서 이어지는 다음 절,
오늘 꽃 밭에서 술을 마시네 今日花前飮_금일화전음
즐거운 마음에 몇 잔 술로 취했네 甘心醉數盃_감심취수배
단연 꽃이 말을 할 수 있다면 但然花有語_단연화유어
이 나이많은 사람 만을 위해 핀 것이 아니라고 말 할걸 不爲老人開_불위노인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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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아름다운 이 꽃들은 유독이 나 만 보라고 핀 것이 아니고 세상 모두를 위해 피어난 것이다.
우리는 모두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돈많다고, 지위가 높다고, 학식이 높다고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다.
행복이란 평범하고 소소한 데에 있어, 행복한 사람은 우리가 일상 보는 대로
포근한 가정에 좋은 친구와 벗하는 사람이고, 따뜻한 마음으로 남에게 베풀고 사는 사람,
그리고 모든 일에 감사할 줄 아는 그런 사람들이다.
글쓴이는 이곳 한강 하구에 있는 한강신도시로 이사한 것이 1년 전.
아침 저녁으로 강물이 바닷물에 의해 들고 나는 모습을 내려다 볼 수 있는 풍광 좋은 곳이다.
그동안은 서울 도심지라고 하는 강남 서초동에서 40여년을 살았다.
눈만 뜨면 차량의 홍수에 밀려다니고 집 앞만 나오면 높다란 빌딩숲에 음식점이고 술집이다.
바람부는 날에는 취객들의 목소리와 함께 곱창 굽는 냄새가 속을 뒤집어 놓고,
집에서 조금 휴식을 취할라 치면 인근 주점에서 한잔걸친 친구들의 부름을 거절 못해
귀가시간이 12시가 넘는 것이 보통.
교통좋고 부자동네에 살고 있다는 어줍잖은 자부심에 취해 살아온 덧없는 세월이었다.
이곳은 최근에 건립한 아파트라 주차장을 비롯하여 모든 시스템이 자동. 생활하는데 불편한 것이 없다.
아파트에서 2-3분만 걸어나가면 대형마트와 CGV극장도 있고,
브랜드커피점이 즐비한가 하면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다운타운街.
올림픽도로를 따라나가면 여의도까지 20분이면 족하고 2018년에는 지하철도 개통된다.
아파트내의 휘트니스클럽에서 건강관리는 물론 골프를 즐길 수도 있고,
스카이라운지에서 차한잔을 즐기며 새들의 군무,
그리고 청명한 하늘에서 비치는 햇살의 따사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햇빛도 강남에서 맞아보지 못한 반짝임이 강하다.
한강 하구뚝 위에서 바라본 생태공원과 한강. 멀리 글쓴이가 거주하는 아파트가 보인다. 역광이라 사진이 약간 어둡게 나왔다.
아파트 창에서 내려다 본 생태공원과 한강. 생태공원은 직선거리로만 4Km가 넘는다. 생태공원은 한강변 잔다광장과는 다르게 벼농사도 짓고
금개구리 올챙이 민물게 등이 서식할 수 있도록 조성되었으며 갈대와 억새풀, 들꽃과 연꽃을 비롯하여 풍차 주변에 튤립꽅밭도 만들어
모든 식,생물들이 자생할 수 있도록 자연친화적으로 가꾸어 놓았다.
산책도중 생태공원 내에 있는 풍차 조형물 앞에서 스마트폰 타이머를 이용하여 셀프로 사진을 촬영했다. 2016년 4월 4일 오늘이다
오랜만에 아파트 앞, 생태공원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갓 피어나기 시작하는 꽃들과
빼꼼하게 손 내미는 갓 돋아난 나뭇잎들을 바라보니 봄이 한 층 더 싱그럽다.
이렇게 불쑥 찾아 자연을 마주할 수 있는 길이 있고 아무때나 부르면 나와서 만나주는 친구가 있어 행복하다.
산이 부르면 산으로 가고, 바다가 손짓하면 바다로 간다.
마음을 비워 짐을 내려 놓으니 봄길 나들이가 더 더욱 가볍고 즐겁지 아니한가.
어제 저녁, 2박 3일 일정으로 홍도와 흑산도를 친구들과 다녀온 후,
월요일이지만 모처럼 집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마음을 정화시키니 기분이 상쾌해졌다.
죽로산방에서 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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