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에세이

사랑의 시작

sunking 2016. 1. 5. 23:33

사랑은 언제나 조그마한 일에서 부터...

 

지금 바로 옆에 있는 책상서랍을 열어보십시오. 필요한 것도 있고

필요치 않은 것도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필요치 않은 것이 훨씬 많다는 것을 일고 감짝 놀랄 것입니다.

오래전 친구로부터 받은 외국여행지의 기념엽서에서부터 청첩장,

날짜가 훨씬 지나친 연극초대장이나

음악회 공연티켓, 어디에서 받았는지도 모르는 기억에도 없는 사람의 명함...

아직 잉크가 많이 남았는데도 잘 쓰여지지 않는 볼펜과

내용을 알아 볼 수도 없는 메모 등등.

내가 이렇게 지저분한가! 왜 이런 것을 버리지 않고 갖고 있지...

누구든 한번쯤 생각해봤던 일들입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4~5년전 적어 두었던 친구들의 전화번호와 주소...

지금은 어디로 이사갔는지, 어디서 살고 있는지 확인조차 안되는

낡은 주소록이 서랍구석에 묻혀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세상에는 필요한 것보다 필요치 않은 것들이 많습니다.

물질이 풍족해진 이유도 있겠지만 주위를 정리하고,

일의 순서를 잡지 못할 만큼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작 풍족해야할 사랑에는 모두가 인색합니다.

사랑의 나눔에는 필요치 않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가 하잖게 생각하며 베푸는 작은 나눔이라도

도움을 받는 사람에게는 큰 기쁨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아파트를 청소하는 아주머니에게 시원한 냉수 한잔과

위로의 말 한마디를 전해 보십시오.

년말 추운 밤바람을 맞으며 불우이웃돕기 모금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구세군들의 자선남비에 헌금을 내보십시오,

자기 자신의 마음이 즐거워질 뿐만 아니라 자식들 보기도 떳떳해지고

세상 모두가 행복해 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서로 웃으며 나눔의 미학을 펼쳐가는 아름다운 모습, 다같이 노력한다면

이 사회는 결코 병들지 않으리라 확신합니다.

작은사랑으로 기쁨을 주는 사회, 그것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우리 회원님들이 이웃을 위해 십시일반으로 사랑과 정성을 모으는 마음,

그것도 그 속의 일부이겠지요.

 

2012년 12월 UN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회 밝은사회 계간지 기고문 중에서

 

죽로산방에서 서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