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에세이

냅킨노트-평생지기 친구에게 읽어보기를 권유하며

sunking 2016. 1. 2. 21:26

[냅킨노트]

평생지기 친구에게 읽어보기를 권유하며...

 

내게는 50여년동안 서로의 어려운 일들을 자기 일처럼 생각하며 의논하는 평생지기가 있다.

그 친구의 딸아이는 이름만 대면 누구든지 알 수 있는 유명 방송인이고

큰 아들은 배우이자 일일드라마에 주연으로 출연하는 인기 탈렌트.

행복이 영원히 넘쳐날 것 같았던 그 가정에 지난 해 힘든 일이 생겼다.

 

큰 아들이 일일드라마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과정에서 척수암이라는 희귀한 암을 발견,

수술을 하면서 드라마에서 하차하고 5개월째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이 투병이지 아직 결혼도 안한 30대 중반의 아들이 집에서 암이라는 적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은 어떻겠는가?

 

최근 출판사에 근무하는 친구 부인이 보내준 「냅킨노트」라는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했다.

평생지기 친구와 그 부인이 이 책을 본다면 다소나마 암환자인 아들을 보호해야하는 가족으로서

힘이되고 위안이 되지 않겠는가 싶었다. 아니 희망을 주고 싶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

아들을 간호하느라 부부간에 사소로운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일이 비일비재 할 것은

뻔한 일... 요즈음 난 친구에게 계속 말한다.

부인이 제일 힘들테니 부부간 대화에 언성 높이지 말고 항상 위로헤 주라고...  

 

그 이유로 책의 중요부분에 밑줄을 치는 버릇을 배제하고 아주 깨끗하게 정독을 했다.

가 읽은 이 책으로 다소나마 마음이 쉬어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시한부 환자가 자신의 딸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날까지 매일 아침 냅킨에다

‘오늘의 한마디’라며 적은 간단한 문구를 딸의 도시락 가방에 넣어주겠다고 한

딸아이와의 약속(총 826일분)을 지키기 위해 투병하며 집필한 에세이집이다. 실화다.

 

 

「냅킨노트」의 저자인 ‘가스 캘러헌’은 미국의 조그마한 소도시 포트레이든에서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지극히 모범적인 아버지와 약간은 억척스럽지만 매사가 분명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올곧은 시골청년.

그는 학교 졸업 후, 도회지로 나와 결혼을 하고 안정된 직장과 가정을 가진다.

사랑하는 아내 ‘리사’와의 사이에 딸아이도 태어나고...

이 에세이는 새롭게 태어나는 딸아이 ‘엠마’를 맞이하는 아버지의 심정을 표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나날이 행복의 연속이다.

 

2011년 어느날, 그러던 그에게 건강을 검진하던 의사로부터

“신장암이 늦게 발견되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듣게 된다.

 

그때까지만 해도 ‘캘러헌’은 바쁜 일상 속에서 사랑하는 아내 ‘리사’와 목숨보다 소중한 그의 딸

‘엠마’와 함께 여타의 다른 가정처럼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에게 주어진 일은 매일 아침 사랑하는 그의 딸 ‘엠마’의 도시락을 준비하는 일.

 

그는 학교생활로 대화할 시간이 점차 줄어들어가는 딸아이 ‘엠마’에게

어린 아이였을 때부터 딸을 향한 사랑의 메시지, 위인들의 명언,

그리고 평소에 하지 못했던 말들을 도시락 냅킨에 적어 소통하면 어떨까 생각하고

한마디씩 쓰기 시작했다.

몸은 떨어져 있지만, 딸 엠마와 함께 공유하는 시간.

딸 엠마뿐만 아니라 냅킨에 문구를 작성하고 전달하는 시간이

자기 자신에게도 큰 힘과 용기를 북돋아주는 시간이 될지는 꿈에도 모른채 말이다.

 

그러는 가운데 그에게 전립선암, 신장암 재발 등 암이 계속적으로 발견, 전이되고

5년이상 생존확률이 8%미만이라는 죽음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살아가게 되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않으며 힘든 투병과정을 이어간다.

이러한 삶의 희망에는 부인 ‘리사’와 딸 ‘엠마’의 든든한 사랑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가스 캘러헌은 그 사랑을 기반으로 삶을 포기하지 않으며 딸아이를 위해

한 장 한 장 냅킨노트를 적어간다.

그에게 냅킨노트야말로 사랑이었고 삶의 끈이 된 것이다.

 

그의 사연이 SNS와 미국 NBC 방송를 통해 알려지면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후 그가 냅킨에 쓴 내용과 가슴 따뜻한 실화를 담은 책 「냅킨노트」가 발간되기까지 했다.

그가 이 책을 통해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단 하나라고 말한다.

 

 

“사랑하는 이가 있다면 도시락을 싸고, 노트를 적고, 마음을 나누자. 인생에 중요한 것은 단지 그뿐이다.”

이 책을 다 읽은 독자들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오늘부터 냅킨 노트 한 장씩 써볼까?

--- 

캘러헌이 냅킨에 써 딸 엠마에게 전한 메시지 중 일부다.

 

“아빠는 반드시 이겨낼거야, 매일 아침 네게 편지를 써야 하니까.”

 

“도저히 일어설 수 없는 상태에서 일어서는 사람이 챔피언이다.”

 

“사랑하는 엠마에게, 경기에 나가지 않으면 이길 수가 없단다.”

 

“어디로 향하는가보다 누구와 함께 가는가가 더 중요하단다 아빠가.”

 

이런 문구도 있다. 가스 캘러헌이 신장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게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며칠이 지난 후...

 

『늦은 밤 리사가 눈이 퉁퉁 부은 얼굴로 내 앞에 섰다. 그녀는 더 이상 흘릴 눈물도 없는 듯

푸석푸석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내 모든 것을 걸고 당신한테 할 수 있는 두 마디가 있어.”

 

“사랑해, 그리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야.”

 

딸아이 엠마 몰래 숨죽여 울면서 몸 안의 모든 눈물을 다 쏟아낸 뒤에 리사가 찾아낸 두 마디였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내 평생 그토록 완벽한 두 마디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내 안에서 ‘용기’라는 것이 손에 잡힐 듯 돋아나기 시작한 것도 그 순간부터였다.』

 

이 글을 접하는 네티즌들도 한번쯤 읽어보았으면 좋을 듯 싶다.

 

죽로산방에서 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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