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어리석게 살아야 겠다.
텅빈 창고에는 도둑이 들지 않는다.
가득찬 창고의 금은보화를 지키는 것은 쉽지도 않다.
욕심이 없으면 도둑질 당할 일도 없다. 가진게 없으니 잃을 일도 없다.
욕심이 커지면 재주를 부리게 된다. 뭐 좀 안다고 재주 부리기를 좋아한다.
마음속에 장물로 가득한 방처럼되면, 날개를 달았다고 뽐내다가 새총에 맞아 죽어 자빠진
참새처럼 되기 십상이다.
마음이 콩밭에만 머물다가는, 가시나무에 날개만 찟기게 된다.
몸은 나뭇가지에 있으면서 콩밭에 정신 팔린 꿩같은 모습을 일컬어 좌치座馳라 한다.
흥정하랴 시비하랴 때로는 발버둥까지 치면서 마음 바쁘게 살아가는 모습을 불가佛家에서는
번뇌煩惱라고 한다.
<노자> 선생은 인생의 四害[사해]를 <영盈, 예銳, 만滿, 교驕>라는 말로 우리에게 훈수를 둔다.
<잔은 가득차게 되면 비워지게 마련이고,
날카롭게 다듬어진 창끝은 쉽게 무디어지게 되어 있다,
<滿>은 <虛>와 다를바가 없다.
적당할 때 그칠줄 알아야 함에도 인간은 그렇지 못하다,.
또한 부귀는 사람을 교만하게 하기 쉬우니 스스로 허물을 만들어 급기야는 무너지게 되어 있다.>는 교훈이다.
날개가 있어야 날수가 있다. 날개없이 난다는 말을 들어 본적이 없다.
제 분수를 알아야 손가락질을 받지 않는 법이다.
나이가 들면 누구도 못 말리는 옹고집장이가 되기 쉽다.
작은일에도 쉽게 발끈하거나 노여워 하는 경우가 많게 마련이다.
억지 고집 내지는 쓸데없는 가치관으로 인해 말년의 삶을 더욱 더 외롭고 쓸쓸하게 만들며,
뒷방 노인네처럼 되어 모두가 피하는 신세가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마음을 가볍고 부드럽게 하여 나를 자유롭게 하고, 빈방의 주인이 되도록 조금은 어리석게 살아야 겠다.
이제 우리의 창고에는 더 들 도둑도 없지 않은가! 더 잃을 것도 없으리니~
선배 고영길 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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