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와 논문

독후감2- 문명과 야만을 넘어서

sunking 2013. 11. 4. 00:08

 

아래의 글은 방송대 문화교양학과 3학년 과제물로 제출된 글쓴이의 독후감이다.

방송대에서는 교수가 제시한 5-6종 정도의 도서에서 한가지를 선택하여 주어진 조건에 맞춰 리포트를

제출하면 학점을 주는 제도인데 한 학기동안 출석수업과 중간고사를 통하여 30%의 점수를 부여하고

리포트 점수를 70%로 책정하여 점수를 합산한 후 60점 이상이 되어야 이수한 과목으로 인정한다.

 

죽로산방에서 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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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야만을 넘어서 문화읽기(이태주 지음-프로네시스)

 

1. 열리는 말

이 책은 문화인류학자인 이태규가 남태평양의 작은 섬 파푸아뉴기니에서 거꾸로 된 세계지도를

보고 받은 충격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 저자 이태규는 장기간 현장 연구를 위해 이나라 저 나라를 많이 돌아다니면서 현지 사람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즐거운 고통을 많이 경험한 문화인류학자이다.

그는 현지민들과 교감하면서 느꼈던 서구 중심적 자동 번역 장치의 문제점을 해부하여 문명과

야만이라는 이분법으로 이루어진 서구 중심적 문화 해석을 가감없이 펼쳐 보인다.

나아가 진정한 문화상대주의의 가능성도 이야기하면서 철저히 자기 중심적일 수 밖에 없었던

유럽의 시선에 포획된 야만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다양한 증언과 기록들도 함께 전해준다.

 

내가 학창시절 교과서를 통해서 배웠던 미개하고 야만적인 사람들의 생활풍속들,

그리고 느꼈던 일반적인 생각들... 그저 새까맣다. 더럽다. 왜 저렇게 살고 있을까? 정도...

내 잣대로만 바라본 원시부족들의 미개성...

그러나 과제물 작성을 위해 도서를 구입하여 책을 읽어 나아가면서

나의 생각이 얼마나 편협적이고 관습적 잣대대로만 사물을 보았는지를 느낄 수가 있었다.

그들의 삶은 그들 나름대로의 행복지수가 따로 있다는 것도 모르는 채 말이다.

 

 

2. 본문을 펼치며

수백년전, 유럽인들은 아프리카와 신대륙이라고 일컬어지는 아메리카, 남태평양의

오지를 발견하고 침략하면서 원주민을 가리켜 표현했던 말들은

 “게으르다. 더럽다. 냄새난다. 작다, 쥐새끼 같다. 무식하다. 속인다. 식인종이다. 등등.. 이었다.

 

나도 그렇게 배웠다. 과연 그럴까? 이 책을 읽어 나아가면서 나의 편협된 생각들이 큰 죄책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들 오지에서 살고 있는 원시부족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가질 수가 있었음을 자인한다. 그리고 나와 다른 문화일지라도 열린 시각으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음도 부인하지 않는다.

 

이 책은 크게 4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1장에서는 위에서 기술 했듯이 ‘문명과 야만의 두 세계’를

대비하면서 야만의 발견과 문명의 잔혹사에 대하여 기술하였으며

 

2장에서는 ‘야만은 어떻게 문명이 되었나’를 설명하면서 우등 인종과 열등 인종을 구분하고

유럽 제국들은 식민지 확장을 통해 피식민지 사회의 인종과 민족뿐 아니라 토착 문화 자체를

새롭게 만들어 유럽문명을 이식시켜 유럽과 하나의 세계인 듯 상상되고 날조시키는

과정을 얘기하고 있다. 

 

3장에서는 ‘누구에게나 문화는 있다’라는 주제로 무슬림의 명예살인과

아프리카 오지에서 행해지고 있는 여성 할례에 대해 반대운동을 조직한 산부인과

의사 얘기 등등을 통하여, 다양한 문화를 관통하는 문화의 보편도가 있음을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4장에서는 ‘우리를 낯설게 보는 인류학자의 시선’이라는 제목으로

세계의 모든 문화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 어느 문화도 단일하거나 순수할 수 없으며

모든 문화는 혼혈이며 다양하고 놀랄말큼 변별적이고 다층적인 면임을 강조하고 있다.

 

 

2-1 거꾸로 된 세계지도 이야기

책을 펼치면서 대하는 제1장 [문명과 야만의 두 세계]에서 -거꾸로 된 세계지도 이야기의

첫페이지 사진의 캡숑 문구 “그들의 세계지도는 인류학도의 머리에 각인된 고정되고

편향된 세계지도와는 전혀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었다.”를 읽는 순간.

이게 무슨 얘기인가? 들어 보지도 접해보지도 못한 얘기인데....

지도를 거꾸로 그려?....

책의 첫머리에 장식될 만큼 흥미를 가지기에 충분한 사진이었고 설명이었다.

 

2-2 문명과 야만

우리들 대화 속에 흔하게 쓰는 단어이다. 두 단어는 반대 되는 뜻이지만

사전적 의미는 무엇일까?를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 검색어로 통해 정확한 뜻을 확인해 봤다.

문명이란! “인류가 이룩한 물질적, 기술적, 사회 구조적인 발전. 자연 그대로의 원시적 생활에

상대하여 발전되고 세련된 삶의 양태를 뜻하며 흔히 문화를 정신적ㆍ지적인 발전으로,

문명을 물질적ㆍ기술적인 발전으로 구별하기도 하나 그리 엄밀히 구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라고 기술되어 있다.

 

야만이란? “미개하여 문화 수준이 낮은 상태. 또는 그런 종족. 교양이 없고 무례함.

또는 그런 사람”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두 단어는 반대되는 단어임이 확실하다.

본래 야만이라는 뜻의 새비지 savage라는 말은 삼림 혹은 숲이라는

라틴어인 실바silva에서 유래했다.

로마의 지방 행정구역 명칭이며, 도시에서 사는 시민이란 뜻의 키비타스 civitas가

문명 civilization이라는 말의 기원이 된 것처럼 세비지는 무식한 농촌 사람들,

이성과 합리성이 결여된 천하고 불결한 부족민을 지칭하는 말이 되었다.

이처럼 변방의 시골뜨기들을 지칭했던 야만이라는 말은 다른 세계에 사는 색다른 사람들을

가르키는 말이 되어 버렸고, 유럽의 문명과 문화. 비유럽의 원시와 야만이라는

두 세계가 절묘하게 대비되면서 야만적 관습을 지닌 원시인에 대한 착취와 정복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유럽은 야만을 벗어난 문명 세계의 대표 명사가 되었고

반대로 야만은 유럽적이지 못한 모든 미개한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

 

이 책은 반대되는 이 단어의 의미를 풀어나가면서 저자가 직접 지구 곳곳의 오지와 도시를

오가면서 느낀 내용을 어느 한곳에 치중되지 않게 꽤나 객관적으로 서술하였기에 보는데

거북함이 없다.

그러면서 서구 중심의 관점으로 보는 야만이라는 것에 대해서 비판하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문명이라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나아가 인간의 진보가 이루어지는 과정이 문명간의 충돌이 아니라 문명간의 교류와 갈등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시각을 가지고 문명과 야만을 분석한다.

 

2-3 야만스런 문명인들의 원주민 정복과 살육

유럽인들이 아메리카를 식민지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다름아닌 쇠칼과 같은 철제무기와 총,

기마병과 말이었다. 원주민들은 처음 보는 기마병의 요란한 소리와 총소리에 놀라 혼비백산하였다. 당시에 원주민들은 말을 처음 보았기 때문에 사람과 말을 한 몸으로 생각하여 무시무시한

네발 달린 괴물로 생각했을 정도였다.

물론 철제무기들과 소총도 본 바 없었으며 그 요란한 소리에 떨어야 했다.

면역성 없는 원주민들을 공격한 질병과 병원균도 원주민 사회를 붕괴시킨 주요 요인이었으며

천연두, 홍역, 인플루엔자, 발진티푸스, 페스트를 비롯한 유럽의 전염병들은

다른 대륙의 많은 민족을 몰살 시킴으로써 유럽인들의 정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최소한 1,000만명은 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자율적으로 살고 있었던 미 대륙의 인디언들은

4세기가 지난 후에는 고작 22만명만 살아남게 되었으니 그 동안 벌어졌던 학살과 질병이

얼마나 끔찍했던가를 알 수가 있다.

 

2-4 야만적인 사회를 문명으로 이끌기 위한 유럽인들의 책무

유럽 제국을 대표하는 진화주의자들은 문명을 유럽 산업사회와 동일시 하였으며

다른 사회는 기술과 지식 정도에 따라 야만과 미개 상태로 규정하였다.

유럽 문명이 현존하는 가장 높은 단계의 발전한 사회라고 규정하고 여타의 사회와 문화를

수준이 낮은 야만이나 미개한 사회로 본 것이다.

그들은 식민지 지배와 기독교 개종을 위한 제국주의적 침략을 야만적인 사회를 문명으로

이끌기 위함이라고 위장하면서 식민지 확장을 통해 피식민지 사회의 인종과 민족뿐 아니라

토착 문화 자체를 새롭게 만들고자 하였다.

그들이 말하는 야만적인 사회에 유럽 문명을 이식함으로써 자신들이 살기 좋은 식민지를

건설할 뿐 아니라, 문명화의 사명이라는 도덕적 책무도 수행하는 일이라고 본 것이다.

 

2-5 문화를 이식하고 전통을 날조

피식민 사회의 전통과 문화를 새롭게 날조하고 발명하는데 가장 중요한 수단은 교회와 토지 및

친족 집단이었다. 식민지 정부는 토지 조사와 친족 조사를 통해 우선 피식민지 사회를 물적으로

수탈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작업을 수행하였고, 교회와 학교, 병원들을 세움으로써

개종과 함께 기독교 문명화도 달성할 수 있었다.

이러한 대대적인 토착 전통과 문화의 날조 작업을 통해 피식민 사회는 유럽인의 사회 체계 및

사고방식과 유사하게 닮아가고, 유럽과 하나의 세계인 듯 상상되고 날조될 수 있었던 것이다.

 

 

2-6 그들도 우리들처럼 합리적이다.

인간은 언제나 경제적 합리성에 따라 행동하고, 항상 최소 자원으로 최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사고하고 행동한다. 유럽인들이 야만이라고 부르는 그들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그들도 제의를 지내며 나름대로 정치적 조직화와 리더십을 발휘하고 축제와 의례를 통해

공동체의 다양한 욕구들을 충족시켜 나가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각 문화는 저마다의 합리성을 지닌다.

합리성의 기준이 다르다 하여 다른 문화를 비합리적이고 매도할 수는 없다.

서로 다른 합리성이야 말로 각 문화가 지닌 오랜 지혜이고,

특수한 환경조건에서 적응하면서 축적한 귀한 지역지식이다.

 

2-7 문화 다양성이 왜 경쟁력인가?

만약 세계가 하나의 동일한 문화로 이루어졌다고 가정해 보자. 이것은 상상만해도 끔찍한

환경이거나 인간 로봇들의 세계일 것이다.

문화 다양성을 상실한 문화는 이미 죽은 것이며 발전할 수가 없다.

문화 다양성이란 레비 스토로스의 말처럼 “우리 뒤에, 우리 주변에 그리고 우리 앞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이 문화의 충돌이라고 이야기하기 보다는 풍요로운 공존과 조화에 이르게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문화 다양성은 인류의 중요한 특성이며 인류 공동의 유산이고,

모든 인류의 이익을 위해 소중히 보존되어야 하는 것이다.

 

맺는 말

보통 문명에 대해서 논할 때 서양과 비(非)서양인 이분법적으로 구분을 하는 것,

그리고 근대와 전근대의 대립구도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은근히 나타내면서,

역사 연구에 있어서 단선적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님을 이 책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이것은 우리가 역사 공부를 하면서 많이 보고 배워왔던 내용과 많이 상이하고

또 새롭게 느낀 내용들이었다.

 

각각의 문화는 나름의 합리성 위에 존재하고 있다.

우리의 세계가 문명화 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야만이라고 생각하는 원시부족들.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문화에 대한 차이를 인정하는 겸손함도 갖추어야 한다.

이 책은 문명과 야만이라는 이분법으로 이루어진 서구 중심적 문화 해석의 문제점을 해부하고

진정한 문화상대주의의 가능성을 이야기 한 것이다.

 

지은이 이태주는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과 동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하였다.

남태평양 피지 섬에서 장기간 머물면서 쓴 <피지의 식민지 전통과 변화> 논문으로

서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UNESCO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일했다.

미국 Harvard 대학원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있으면서 국제개발과 문화문제를 연구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종족과 민족》《함께 사는 세상 만들기》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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