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은 동기소식지 Together지 2010년 8월호에 게재되었는데
친구가 경영하는 일식전문점을 찾아 르뽀형식으로 작성한 글이다.
메밀국수의 알싸한 맛 - 전성남 동기의 일식당 [동경]을 찾아서
지난 1978년, 서울대 앞 신림사거리에서 처음 문을 열어 33년 동안 변함없는 맛을 유지해 오고 있는
메밀국수집 [동경]-
서울대앞 신림동에서 10년, 광화문에서 11년, 압구정동에서 12년-
33년을 하나같이 ‘동경’ 하나로 맛의 세계로 이어온 곳.
이곳이 우리 전성남 동기생이 부인 정순자 여사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식당이다.
강산이 세 번 변한다는 기간 동안 한결같이 우동과 메밀의 참맛 내는 일에만 매달리다 보니
오늘에 이르렀다는 전성남 동기.
요즈음의 장사는 옛날과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때 그 맛을 잊지 못해 물어 물어 찾아오는 손님들 때문에
어떤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쉽게 전업을 못하고 있단다.
웬만한 분식집 메뉴판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메밀국수를 맛보기 위해 굳이 이곳까지 찾아오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멸치, 천연다시마, 참다랑어 혼다시 등으로 끓여낸 장국은 맛이 진하고 시원하면서 아주 깔끔하다.
향긋할 뿐 달지 않고, 특히 무즙과 어우러지면서 메밀의 맛을 한결 더해준다.
전 동기는 “장국은 칼슘덩어리라 골다공증에 무척 좋다”고 말한다. “다 마시고 가라는”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러한 소스에 살짝 담갔다 먹는 쫄깃한 면발은 씹는 맛이 일품이고 무우의 톡 쏘는 맛도 입맛을 돋우어 주는데...
메밀소바는 서울 장안에 유명한 메밀요리전문점 서너곳에만 공급한다는 제분소에서 갖다 쓴단다.
메밀가루는 봄, 겨울 등 계절마다 가격이 달라 함량은 70~80%로 조절하는데 고급메밀만을 선별하기 때문이라는 설명.
기계를 사용한 일은 없으며 뜨거운 물로 익박죽하는게 메밀국수 맛을 좌우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고...
반죽은 손과 홍두깨로 꼼꼼히 입자가 고르게 퍼지게 하고 약 1시간정도 발효시간을 두는 것이 노하우.
진짜 원조의 참맛을 살리는데는 메밀의 성분만큼이나 반죽은 중요한 작업인데 굵기는 썰어서 성냥개비 정도로 한눈에 봐도 기계로 뺀듯 일정해야만 ‘동경’ 메밀소바로 인정한다.
메밀국수와 함께 곁들여 먹는 튀김 또한 별미다.
얇은 튀김 옷이 아삭한 것이 전혀 느끼하지 않다.
180도에서 순식간에 튀겨낸 새우, 고구마, 맛살, 깻잎 등은 바삭바삭 고소한 것이 입맛을 돋우어 준다.
메밀콩국수도 맛볼 수 있다. 알이 잔 강원도 토종콩을 맷돌에 직접 갈아 만든 것으로 참깨가 곁들여져 국물이
걸쭉하다. 광고에서 말하듯이 고소함이 끝내주는데 TV 광고에서 탈렌트 신 구씨가 말하듯이 “니들이 이 맛을 알아”다
시간이 지나면 고소함이 떨어진다해서 오전 오후 하루에 두 번 맷돌에 간단다.
점심엔 톡 쏘는 맛의 메밀국수를 즐기기 위해 많은 손님들이 찾지만, 해가 지면 속이 든든해지는 안주에 정종, 오이,
레몬 소주 등을 한잔 씩 곁들이기 위해 손님들이 찾는다. 일본식 메뉴가 주를 이루지만 가격면에서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실내 분위기도 깔금해 가족들과 편안하게 들를 수 있다.
알맞게 담은 메밀국수 두 접시와 튀김 그리고 샐러드로 구성된 ‘덴뿌라자루소바’는 8천원으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다. 튀김 대신 유부초밥과 김밥으로 구성된 ‘소바정식’도 인기 메뉴다.
부인 정순자여사와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는 전 동기는 얼굴 한번 쳐다볼 틈 없는 바쁜 하루지만 부부금슬만큼은
아직도 여전하다. 독일에서 바순을 공부한 큰 아들(전용범)은 W오케스트라 바순 연주자이고, 며느리는 오페라 라트라비타의 히로인으로 출연하여 많은 인기를 얻은 장아람(중앙오페란단-한양대, 중앙대 출강) 소프라노다.
작은 아들(전용훈)은 독일에서 재활의학을 전공한 뒤 뮌헨에 있는 바이엘약품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현재 두 부부만 분당 넘어 있는 오포면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집에서부터 식당까지 하루 24시간 꼭 붙어있어야 하는
하늘이 맺어준 잉꼬부부.
각종 요리 프로그램에서 소개가 빠진 적이 없을 정도로 맛으로 유명한 식당이지만 넉넉한 임심과 편안함까지
느낄 수 있는- 늘 푸른 일식집 [동경]-
우리 친구들의 안식처로 추천해 본다.
에디터 서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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