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샘물이 만나기 열흘전

sunking 2013. 5. 18. 23:22

샘물이 만나기 열흘전

 

작은 딸아이의 출산일이 열흘 정도 남아 어제 아침 집 사람과 함께 병원에 데려다 주었다.

매주 수요일이 정기 검진일인데 지난 주 검진 때 샘물이의 체중이 많이 모자라다면서 이번 검진때에도

체중이 안나가면 유도분만 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모두가 긴장하고 있는 상태라 모든게 조심스럽다.

 

차에서 내려 병원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이 무척 안스럽다. 힘들어 보인다.

아장아장 걸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가정을 가지고 저렇게 몸이 무거워 졌다니....

 

집사람에게 같이 가보라고 권유했더니 작은 딸아이가 짜증을 내면서 싫다고 했단다.

왜 그랬을까? 부모들은 걱정이 되어 같이 있으면 힘이 되어 줄 수 있을까 해서 하는 말인데.....

아마 진료하는 동안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 미안해서 그랬을 것이라고 위로해 본다.

 

아무튼 병원에 내려주고 큰 딸아이 집으로 가기로 했다.

이틀전 함양출장을 다녀왔는데 군청의 직원이 산삼 다섯뿌리를 선물하여 그 중 두뿌리를 갖다 주기 위함이다.

오랜만에 큰 아이 집으로 올라가 보았다. 자식들이 사는 집이지만 자주 올라가 보지를 않는다.

왠지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낯설어 보이기 때문이다. 얼음을 넣은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아빠 좋아 한다며

사탕과 책을 내어 주는 마음이 무척 고맙다.

 

돌아오는 길에 아차!

작은 딸아이가 자기 집에 들렸다 오겠다며 자동차 키에 같이 붙어있는 집 열쇠를 달라고 했는데 건네 주지를

못했다.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는지 집중력이 많이 떨어 졌음이 분명하다.

다시 전화를 걸어본다. 진료시간이라서 그런지 전화를 받지를 않는다.

 

조금지나 전화가 왔다.

 

내가 병원으로 다시 가겠다고 했더니 신랑과 같이 있어 괜찮다며 엄마를 바꿔달랜다.

전화 통화를 끝낸 집사람의 표정이 무척 밝다.

 

샘물이의 체중이 2,78키로가 나오므로 모든게 정상적이고 좋은 상태라면서 다음 주 검진일에 다시 병원으로

가기로 했단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

 

그동안 직장생활 하느라 스트레스가 쌓이고 잘 먹지를 못해 그랬을 것이다.

집에서 쉬면서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고 마음도 편하니 당연한 일. 모든게 정상이 된 것이다.

 

대단히 기쁘고 고맙다.

다음주말인 15일. 광복절이고 우리 샘물이와 첫 상봉을 하는 기쁜 날이다.

 

산모도 순산하고 샘물이도 건강한 모습으로 태어날 것이라 확신해 본다.

 

샘물이와 만나기 열흘 전 | 2009년 8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