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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기폴은 어떤 나라인가?

sunking 2019. 1. 14. 23:15

싱가포르는 어떤 나라인가?



싱가포르는 1819년 영국 동인도 회사가 현 싱가포르 남부에 개발한 항구에서 출발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싱가포르는 1963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자마자 말레이시아연방에 편입됐다.

서울 면적보다 조금 더 클 정도로 국토가 좁은 싱가포르 자력만으로는 경제난을 극복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리콴유가 초대 자치 총리로 취임한 1959년 당시 싱가포르의 실업률은

전체 인구의 13%에 달할 정도였다.

 

그러나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연방은 사사건건 부딪히기 시작했다.

말레이시아의 반(反) 중국인 정서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말레이시아는 자국 내 화교 문제를

껄끄럽게 생각해 왔는데 싱가포르 자치 정부는 중국계가 이끌고 있었기 때문이다.

1964년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인들이 인종 폭동을 일으키며 이러한 갈등은 극에 달했다.

결국 1년 뒤인 1965년 8월 9일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연방에서 완전히 분리돼 독립하게 된다.

독립 후 싱가포르의 초대 총리 자리에 오른 故리콴유(李光耀) 전 총리는

1990년 11월 사임할 때까지 탁월한 리더십으로 싱가포르를 개방적이고 경쟁력 있는 선진 국가로 만들었다.

 

◆ 능력주의 · 비리척결 · 대외개방으로 이룩한 5만6000달러짜리 GDP

리콴유 전 총리는 초등 교육부터 '걸러내기'가 이루어지도록 했다. 우수한 인력은 우수한 대로,

열등한 인력은 열등한 대로 어릴 때부터 철저히 가려서 자신에게 맞는 길로 가게 한다.

이러한 능력주의는 정부나 군부 인사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20대 후반의 중앙 부처 국장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능력만 검증되면 지위의 높고 낮음을 가리지 않고 등용한다.

또 싱가포르 4개 대학이 세계적인 교육 수준을 달성한 이유로 대학교수를 국적 불문하고

능력만 보고 채용하는 제도가 꼽히기도 한다.

 

리 전 총리는 영국 식민지 정부가 1952년에 만든 부패행위조사국CPIB을 더욱 강화했다.

그는 측근이 비리에 연루돼도 예외 없이 처벌했다. 1986년 국가개발부장관이었던 태 치앙완이

두 차례에 걸쳐 40만 싱가포르 달러(약 2400만원)를 뇌물로 받았다는 사실이 CPIB 조사 결과 밝혀졌다.

리 전 총리와 가까운 사이였던 태 치앙완은 그를 직접 만나 억울함을 호소하려 했지만

총리는 면담을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태 치앙완은 결국 자살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부패 구조 자체를 없애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부정부패가 선거철을 기점으로 확산될 수 있는 점에 주목해 선거 비용을 줄이고

공영제를 실시하는 방안을 계속 강구해 왔다. 공무원의 봉급을 크게 올린 것도

부정부패의 유혹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였다.

가령 싱가포르 리셴룽(李顯龍) 총리의 2015년 연봉은 218만 달러(약 25억원)으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의 2015년 연봉 40만 달러(약 4억8000만원)보다 훨씬 높다.

 

싱가포르는 독립 직후에는 한국이나 타이완과 같은 신생 독립국처럼

국내 생산 기반 마련에 초점을 뒀다. 그러나 이후 완전한 대외 개방으로 선회했다.

리 전 총리는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구사했다.


 

싱가포르 경제개발청EDB은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

외국 기업을 끌어들이기로 했다. EDB는 제1차 공업개발 계획(1961~1964)을 추진했다.

정부가 똘똘 뭉쳐 외국 기업 유치에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제조업의 경우 관세를 3%까지 내렸으며, 법인세는 40%에서 4%까지 낮췄다.

수입 설비에 대해서는 아예 수입세조차 면제했다.

싱가포르가 단순한 무역·생산 거점에서 국제 금융과 물류 및 서비스 부문의 허브로

성장한 가장 큰 동력 중의 하나는 바로 영어가 싱가포르의 공용어가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리콴유는 국제적인 무역 거점으로서 싱가포르를 살리고 제1세계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영어를 공용어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를 밀어붙였다.

 

독립 당시 400달러 수준이었던 싱가포르의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그가 총리직에서 물러난 1990년 1만 2750달러에 이르렀다.

그리고 지난해 싱가포르의 국민 1인당 GDP는 5만 6113달러(약 6530만원)로

세계 8위, 아시아 1위를 차지했다.

 

물부족 국가가 수자원 강국 되기까지

싱가포르는 필요한 물의 40%를 말레이시아에서 수입하던 대표적인 물부족 국가였다.

그러나 이제는 아시아에서 대표적인 물 산업 강국으로 꼽히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7월 8일 ‘국제 물 주간’ 행사에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했다.

싱가포르 국제 물 주간은 스톡홀름 물 주간과 함께 세계 양대 물 주간으로 꼽히는 행사다.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 조호르 주에서 원수(原水)를 파이프로 끌어다 쓰며 필요한 물을 충당하고 있다.

1962년 말레이시아와 맺은 용수공급협정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2061년까지 조호르 주에서

원수를 하루에 2억5000만 갤런씩 공급받는 대신 정수 과정을 거친 물 500만 갤런을

조호르 주에 판매해야 한다. 그러나 싱가포르 수자원공사PUB는 실질적으로 조호르 주에

판매되고 있는 정수는 하루 1600만 갤런에 달한다고 밝혔다.

협정에 거래되는 물의 가격이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양국은 가격을 놓고 갈등해왔다.

말레이시아는 홍콩이 중국에서 공급받는 수준으로 물값을 크게 올려줄 것을 요구했고

싱가포르는 물 생산비에 공급가를 맞추자고 주장했다.

그러다 싱가포르는 2002년 국내·외의 2개 연구팀이 정화처리 기술로

식수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싱가포르는 이로써 말레이시아 물을

공급받지 않아도 물 자급자족이 가능해졌다.

 

이에 리센룽 총리는 2006년 본격적으로 물 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하고

“2015년까지 일자리 1만 개와 국내총생산GDP 17억 싱가포르달러(약 1조 4800억원)를

창출하겠다”고 선언했다. 2006년 50개 정도였던 싱가포르 내 물 관련 기업은

현재 100개 이상으로 늘었고, 셈콥·하이플럭스·다코워터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등장했다.

PUB의 지원을 통해 물처리 관련 벤처 기업들도 생겨나는 등, 물 산업 생태계도 갖춰지고 있다.

 

싱가포르는 하·폐수 재이용, 해수담수화 등 대체 수자원 기술 확보로 세계 2위 수준의

물 산업 경쟁력을 보유하게 됐다. 2006년부터 글로벌 물산업 허브를 목표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70개 이상의 물 전문 기업을 중심으로 클러스터를 구축했다.

현재 GE를 비롯한 10개 업체가 싱가포르에 R&D센터와 지역 본부를 두고 있으며

자국의 주요 물기업 10개 중 8개 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물 산업 강국으로 부상했다.

 

◆ 독립 50주년 맞아 스마트네이션 선언

2015년 독립 50주년을 맞은 싱가포르는 향후 50년, 즉 독립 100주년을 바라보며

국가 로드맵을 짜고 있다. 싱가포르 리센룽 총리는 2014년 국가 핵심 사업으로 발표한

 ‘스마트 네이션Smart Nation’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스마트 네이션이란 싱가포르가 도입한 다양한 기술 및 인프라를 통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총리 직속으로 스마트 네이션 담당관을 지정해 정부 내

업무 분담과 상관없이 스마트 도시 사업을 총괄하도록 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스마트 네이션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IT 분야를 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지정했다.

싱가포르 정부와 학계, 정보기술IT 업계는 급속히 진행되는 인구 노령화에 따른

의료 서비스나 도시 교통, 헬스케어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상호 협력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스마트 네이션을 추진하며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사이버 보안,

로봇공학 등을 향후 주목해야 할 핵심 IT 분야로 꼽았다.

 

싱가포르 정부는 데이터를 ‘새로운 자원new oil’이라고 부르며 그 중요성과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 네이션 프로젝트를 발표하기 훨씬 이전인 2004년부터 빅데이터를 활용한

국가위험관리시스템RAHS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재난, 테러, 전염병 확산 등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국가적 위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사전에 예측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 심각한 교통 체증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빅데이터가 활용되고 있다.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이 도입한 아이 트랜스포트 시스템 i-Transport system은

단순히 실시간 교통정보를 알려주는 데 머무르지 않고, 교통의 흐름을 예측한다.

교통 통제관이 센서를 통해 실시간 교통 데이터를 보내주면 교통 관제탑에서는 이

를 시나리오로 모델링해 한 시간 뒤의 통행량을 내다보는 것이다.

솔루션을 제공한 IBM에 따르면 이 시스템의 정확도는 85%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는 또 클라우드 컴퓨팅 Cloud Computing을 향후 국가 경제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산업으로 보고 데이터 센터 유치에 팔을 걷어 붙였다.

현재 싱가포르에 데이터 센터를 두고 있는 주요 글로벌 기업은 구글, IBM, HP 등 10곳 이상이다.

전문가들은 “데이터 센터 유치 덕분에 다국적 기업의 아시아 본부로서의

싱가포르 위상이 더 공고해졌다”고 평가했다.

싱가포르는 각종 분야에서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정부는

로봇이 노인운동코치로 활동하는 ‘로봇코치 RoboCoaches’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 로봇은 활동성이 부족한 노인들을 위해 다양한 운동 동작을 자세히 알려준다.

꾸준히 운동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역할도 도맡는다.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해 맞춤 운동을 알려준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반응이 좋아 올해 말까지 25곳에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싱가포르국립대학 NUS 환경연구소는 최근 실물과 똑같은 크기와 모양의

로봇 백조인 ‘뉴스완 NUSwan’을 개발했다. 싱가포르 국제 물 주간에서 공개된 뉴스완은

호수나 저수지를 떠다니며 수질 데이터를 수집해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특히 사람과 보트가 접근하기 힘든 구역에도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사이버 보안 기술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하고 있다.

지난 4월 이동통신사 싱텔Singtel은 아시아 내 기업 및 정부기관의 사이버 보안 스킬 및

준비성 향상을 돕는 CSI(Singtel Cyber Security Institute)를 설립했다.

싱텔은 싱가포르에서 가장 큰 이동통신사이자 대표적인 스마트 네이션 프로젝트 주관기업이다.

CSI는 복잡한 사이버 위협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 능력을 시험하고 훈련하는

아시아 최초의 사이버 보안 기관이다.

 

또 싱텔은 싱가포르 정보통신개발청IDA 및 사이버보안청CSA과 협업해 정보통신 인력에게

사이버 보안 관련 교육을 제공하는 ‘Cyber Security Associates and Technologists (CSAT)’ 프로그램을

싱가포르 내에서 처음으로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 하에서 싱텔은 신규 정보통신기술 인력이 기본적인 사이버 보안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하고, 사이버 보안 경력직들이 사이버 보안 전문가 교육을 통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싱텔은 사이버 보안 계획을 이끌어갈 사이버 보안 전문 인력을 양성할 방침이다.

 

싱가포르는 이러한 혁신과 더불어 규제의 빗장을 풀고 있어 아시아 금융 허브로도 떠오르고 있다.

특히 영국에서 브렉시트(Brexit ·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가결된 후,

런던에 거점을 둔 사업체들이 유럽을 떠나 둥지를 틀 장소로 싱가포르를 고려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의 로이터통신은 지난 7월 싱가포르가 핀테크 사업을 위한 최적의 환경 마련에

박차를 가하며 홍콩을 누르고 새로운 금융 허브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영국 회사들이 복잡한 자국 시장을 벗어나 아시아로 사업 거점을 옮기는 것에 대해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싱가포르 통화청은 지난 6월 핀테크 규제 테스트베드 시행안을 발표했다.

이 시행안은 영국 금융행위규제청FCA에서 5월에 도입한 샌드박스Sandbox에서 착안한 것이다.

샌드박스란 어린이가 안전하게 놀 수 있는 모래사장을 뜻한다.

즉 규제 테스트베드는 기업들이 규제에서 한시적으로 벗어나 새로운 핀테크 솔루션을 검증하고,

당국은 빠르게 개발되는 신기술과 시장 변화에 맞춰 신속히 규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싱가포르 통화청은 규제 테스트베드를 시행해 신용등급, 최소납입자본,

자금지불능력 등의 요건을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부총리는 지난 4월 핀테크 산업 육성에 5년간

2억2500만 달러(약 2496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5월에는 정부 차원에서 핀테크 기업에 원스톱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오피스’가 문을 열기도 했다.

추다솜 인턴 기자의 글을 발췌 inmyownway5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