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평해전]을 보고...
어제 갑작스럽게 여러 사람들과 같이 영화 [연평해전]을 봤다.
6월 24일에 개봉된 영화인데 하루 지나 바로 본 것이다.
[연평해전]은 21세기 대한민국 첫 현대전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군인들과
그들의 동료, 연인,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는데 참전자들과 그 가족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극화한 영화다. 배우 김무열. 진구. 이현우가 주연.
김무열이란 배우는 글쓴이가 처음 접해본 연기자인데 카리스마도 있고 인물이나
포스가 남달라 보여 주인공 윤영하(357참수리호 정장)역에 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는 민족상잔의 비극 6.25가 발발한지 65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렇다고 영화를 보기 전 6.25가 생각나 의도적으로 영화를 본 것은 아니다.
NGO모임 식사 중에 연평해전 영화제작에 1억원을 지원한 정몽준 현대중공업 회장과
2002월드컵 얘기가 나오는 바람에 그럼 바로 보러가자고들 해서 본 것 뿐이다.
메스컴을 통해 시사회 내용이 많이 알려진 탓인지 관객들이 많다.
고무적인 것은 젊은이들이 관객의 90%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6.25는커녕 연평해전 당시 유치원 정도에 다녔을 나이의 관람객도 꽤나 있어
나이든 사람으로서 흐뭇하고 고마웠다.
그래 그들도 북한이 노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나라가 현재 처하고 있는
남북관계와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토록 추구했던 햇볓정책의 虛와 失이 무엇인지!
눈으로 확인하고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싶었다.
영화는 잘 만들었다. 출연진들의 연기도 탄탄하고 카메라워킹과, 특수효과도 뛰어나다.
후반 30분 가량의 교전 장면의 리얼리티도 수준급.
스토리텔링도 실제상황과 비슷하게 극화되었지만 극의 전반부 병영생활부문과
가족관계 설정에서 억지로 짜맞춘 것처럼 보이는 것이 눈에 띄게 많았다는 것이 흠.
일례를 들자면 교전수칙이 무엇인지, 누구의 지시인지?
조타장(진구分)과 의무장(박동혁分)과의 관계설정에서도
뚜렷한 이슈가 없었는데도 왜? 매우 가까운 사이가 되었는지...
의무장을 괴롭히는 고참병은 왜? 그랬으며. 교전 중에 비굴한 행동을 하는 것인지 등등..
구체적인 설명이 많이 부족하다.
나아가 영결식과 월드컵 경기장면의 당시 기록화면들을 캡쳐하여 교차 삽입시켰으나
화질도 많이 떨어지고 연결도 매끄럽지 못해 전혀 감정이입이 안되는 것이
아쉬운 점이라 지적하고 싶다.
감독은 이 작품이 일상의 평온한 분위기와 여전히 존재한 군대 내의 병영 부조리를 혼재해
감정을 이끌려고 했던 것 같은데 문제는 전반부 병영생활과 가족의 일상사, 중간부분 전투 장면,
후반 영결식 장면들의 스토리 라인 연결이 썩 좋지 않고 매우 고로했던 느낌을 낸다는 것이다.
나만의 진부한 생각은 아닐터...
아무튼 당시상황 재현에 있어서나 시기적으로 전쟁영화로써 요즈음 보기 드물게
잘 만든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이 봐주었으면 싶다.
영화 크레딧부문에서 생존자들의 증언을 삽입하여 영화를 감상한 관객들에게
실제상황이었음을 상기시켜 준 것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전상자들의 숭고한 정신을
일깨워 주기에 충분했고 영화를 보면서 흘렸던 눈물자욱을 닦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어 고마웠다.
사족이지만...
한계레신문에서 발행하는 시네21이라는 영화전문잡지의 한 기자는 영화 [연평해전]에 대해
“130분간의 예비군 안보교육”이라며 평가절하 하고 있고
일부 네티즌 역시 연평해전이 혹여나 자신이 좋아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별점 테러와 혹평을 하기에 급급하다고들 한다.
한술 더떠 극우성향의 모 국회의원은 관람 뒤 트위터에 “대통령 한 번 잘못 뽑으면 이렇게 된다”,
“그 다음 대통령은 아예 NLL을 적에게 헌납하려 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는데
영화가 정치적으로 안흘렀으면 좋겠다. 해석과 평가는 관람객의 몫이니까....
죽로산방에서 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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