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제기反求諸己
반구제기란 <잘못을 자신自身에게서 찾는다>라는 뜻으로, 어떤 일이 잘못 되었을 때 남의 탓을 하지 않고
그 일이 잘못된 원인原因을 자기自己 자신自身에게서 찾아 고쳐 나간다는 의미意味를 나타내는 고어古語이다.
이 고어古語는 일전 디자인을 컨설팅해주는 회사로부터 회사창립 30년을 기념하는 年史제작을 의뢰받아
창업주와 대화하다가 나온 고사성어인데 이 회사의 사훈은 무신불립無信不立이지만 창업주가
기업을 운영하는 마인드가 반구제기反求諸己라 하여 자료를 찾아 정리해두었던 글이다.
"활쏘기는 군자의 도리와 유사한 점이 있다.
과녁을 맞히지 못하면 돌이켜 자신에게서 그 원인을 찾는다.”
위의 말은 <중용>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공자가 제자를 가르치는 과목에는 활쏘기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훌륭한 스승인 공자가 아무 이유없이 활쏘기를 강조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본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가 있을까? 아마 활쏘기를 통해 잘못의 원인을 스스로에게서 찾는
반구제기反求諸己의 정신을 전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활이 빗나가는 이유는 다양하다. 자세가 틀어지거나 호흡이 안 좋거나 동작이 거칠거나
잡념에 사로 잡혔기 때문에 부중不中한 것이라면 내부 요인이 분명하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바람이 강하거나 비가 오거나 소음이 많았거나 활이 느슨하거나
화살촉에 문제가 있어서 부중한 것이라면 외부 요인이라고 하는데...
이럴 때 우리는 외부의 조건으로 문제의 원인을 돌리기 싶다. 아마 십중팔구 그렇게들 한다.
하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본질적인 원인은 결국 자기에게 있는 것이다.
날씨와 바람을 가늠하지 못하고, 활과 화살을 점검하지 않은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반구제기反求諸己의 정신은 스스로를 철저히 반성하는 자세이다.
이런 반성이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고 과도한 죄책감이나 자기혐오로 팽창될 위험이
없지 않지만, 그럼에도 글쓴이는 치열한 자기반성 없이는 존재와 관계의 성장이 있을 수 없다고 믿고 있다.
또한 자기반성이 성찰의 전부는 아닐지라도 출발점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몰락한 조직과 국가는 언제나 내부에서 먼저 허물어졌음을 역사의 곳곳에서 확인할 수가 있다.
마찬가지로 개인의 일과 공부 그리고 관계가 허술해지는 이유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이순신 장군이 7년간의 조일전쟁 동안 쓴 <난중일기>를 보면 활을 쏘았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장군 혼자서도 쏘고 여럿이서도 쏘고, 전쟁 중에도 시간을 쪼개서 활을 들었다.
충무공은 활쏘기를 전투술弓術을 넘어 수양의 방법弓道으로 삼았던 것 같다.
이순신 장군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이 일본 수군을 압도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반구제기反求諸己의 정신으로 전쟁을 수행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죽로산방에서 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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