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좋은 상식

2인자論

sunking 2015. 11. 17. 15:55

 

2인자

2인자라는 자리만큼 아슬아슬한 자리도 없다.

국가든 기업이든 2인자는 1인자 눈에 쏙 들게 유능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1인자의 권력과 명성을 위협해서도 안 된다.

2인자가 언제나 경계로 새겨야 할 故事가 있다.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는 잡아먹힌다'는 토사구팽兎死狗烹이다.

 

문화혁명이 한창이던 1969년 중국 공산당 제9차 전국대표대회는

 '전쟁의 천재' 린뱌오(林彪)를 국가부주석 겸 국방부장에 임명했다.

린뱌오(林彪) 누가 봐도 '마오쩌둥(毛澤東)의 후계자'였다.

그는 국공(國共)내전 때 10만 병력으로 60만 국민당군을 물리쳐

장제스(蔣介石)로부터 '전쟁 마귀'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마오쩌둥(毛澤東)과 린뱌오(林彪) 국가주석 신설과 군대 파벌을 놓고 삐걱거렸다.

숙청을 예감한 린뱌오(林彪) 가족을 비행기에 태우고 탈출하다 몽골 초원에 추락해 죽었다.

 

그렇치만 역사에 실패한 2인자만 있었던 건 아니다.

프랑스 유학을 다녀온 저우언라이(周恩來)는 잘생기고 지적(知的)인 이미지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저우언라이(周恩來)는 항상 마오쩌둥(毛澤東)에게 공()을 돌리고

마오쩌둥(毛澤東)의 뜻을 거스르지 않았다.

마오에게 톈안먼 행사 계획을 설명하면서 무릎 걸음으로

지도 위를 기다시피 하며 자기를 낮췄다.

류사오치와 덩샤오핑을 비롯해 중국의 혁명 공신 대부분이 문화혁명의 광풍狂風

빠져나오지 못하고 고난을 겪었지만 저우만은 살아남아 나라 살림을 챙겼다.

 

5년 가까이 <2인자> 자리를 지켜온 전직 부행장 A씨가 있다.

그는 부행장 재임기간 내내 빨간 넥타이를 매지 않았다.

<1인자>인 은행장보다 튀지 않기 위해서다.

그는 혹여 1인자의 심기를 건드릴까봐 그 앞에서 만면에 미소를 띠는 일조차 삼갔다.

은행장이 주재하는 술자리에선 <묵언수행>으로 일관했다.

그 흔한(?) 폭탄사 제의도 은행장이 권하는 경우 외엔 사양했다.

주위의 관심이 자기한테 쏠리는 것을 철저하게 경계했다.

그의 2인자 처세는 금융업계에선 지금도 전설이다.

그는 현재 그 금융지주회사 회장직을 맡고 있다.

 

2인자는 복잡다기(多岐)한 자리다.

1인자의 분신이자 후계자이면서 1인자를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경쟁자이기도 하다.

넘쳐서도 안 되지만 모자라선 더욱 안 된다.

어쩌다가 1인자에게 발톱이라도 보이면 가차없이 죽음이다.

2인자가 일정 수준 크는 건 용인하되 버거울 정도로 크면 단칼에 내팽개치는 게 1인자다.

 

“1인자와 같이 걸을 땐 그림자를 밟지 않도록 한 걸음 물러나서 걸으라.”

 

영원한 2인자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어록은 그래서 더 실감난다.

그는 대통령을 홍곡(鴻鵠·기러기와 고니)으로 치켜세우고

자신은 연작(燕雀·제비와 참새)로 낮춰 불렀다.

 

해방 이후 명멸한 2인자의 궤적을 살펴보면 그대로 한국 정치사로 집약될 정도다.

이승만 정부에서 2인자로 군림했던 이기붕 당시 부통령은 3.15 부정선거,

4.19 의거 격랑 속에서 일가족이 몰살되는 비극으로 생을 마감했고

전두환 전 대통령 밑에서 2인자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은

2인자급 실세인 장세동 당시 안기부장 탓에 항상 '바늘방석'이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2인자에서 1인자가 되는 행운을 차지했다.

김영삼 김대중 이명박정부에서 2인자로 군림했던 이들은

모두 감방에 가는 신세로 전락했다.

YS의 아들인 김현철, DJ의 오른팔인 박지원 대통령 비서실장,

MB 친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은 2인자 신세에서 영어囹圄의 처지가 되고 말았다.

 

1인자가 돋보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항상 2인자가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2인자의 이미지에는 '패배자'라는 뉘앙스도 묻어 있다.

'성공한 2인자들'1인자와 대적하기보다는 그를 보좌해 신화 창조에 기여하는 인물들이었다.

1인자를 돕고 3인자, 4인자를 독려해 조직을 성공으로 이끄는

'2인자의 리더십'을 갖춘 이들이 성공 가도를 달린 것.

 

리더십 전문가들은 "최고 결정권자의 결정을 서포트해야 하는 2인자는

1인자인 보스보다 먼저 생각하고, 리더보다 멀리 내다보고,

상사보다 재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1인자의 역린逆鱗_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 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

2인자가 살아남는 비결이란 것을 북한의 장성택의 실각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2인자를 위한 10가지 조언 | 리더십 분야 세계적 권위자 데이비드 하런 위런 베니스

자기 자신을 알아야한다.

리더를 알아야한다.

큰 충돌을 피하라

보스에게 원하는 것은 물론 필요한 것까지 제공하라

기업(조직)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 훌륭히 수행하라

영혼을 팔거나 개인 생활을 망치지 마라

따르기도 하고 이끌기도 해라

제자리에 머무를 때를 알라

물러날 때를 알라

성공의 개념을 정립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