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을 나누며

한글을 처음 배운 할머니들의 詩

sunking 2014. 11. 24. 10:35

 

처음 한글을 배우신 할머니들의 詩입니다

할머니들의 진솔한 삶이 詩에 그대로 녹아 있어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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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눈만 뜨면 애기 업고 밭에 가고

소풀 베고 나무 하러 가고

새끼 꼬고 밤에는 호롱 불 쓰고

밥 먹고 자고

새벽에 일어나 아침하고

사랑 받을 시간이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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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분

 

이웃집 할망구가

가방 들고 학교 간다고 놀린다

지는 이름도 못 쓰면서

나는 이름도 쓸 줄 알고

버스도 안 물어 보고 탄다

이 기분 니는 모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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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나한테 태어나서 고생이 많았지

돈이 없으니까

집도 못 사주니까

다른데 마음 쓰느냐고

너를 엄청 많이 때렸다

화풀이해서 미안하다

 

엄마는

마음이 많이 아프다.

용서해다오

저 세상에서는 부자로 만나자

사랑한다

이 말 밖에 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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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어머니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진다

오남매 키우시느라

좋은 옷 한번 못 입으시고

좋은 음식도 못 잡수시고

멀고 먼 황천길을 떠나셨다

 

좋은 옷 입어도 어머니 생각

좋은 음식 먹어도 어머니 생각

눈물이 앞을 가려 필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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