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만한 칼럼

바다는 모든 하천을 받아들인다

sunking 2014. 6. 5. 22:11

해납백천海納百川

 

해납백천海納百川 '바다는 모든 하천을 받아들인다' 혹은 '수백 가지의 하천이 모여 바다를 이룬다'는 뜻을

가진 이 말의 유래는 약 2300년 전 중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국은 일곱개의 큰 나라가 패권을 다투던 전국시대戰國時代였으나 능력 있는 인재들은

자유자재로 국경을 넘나들며 요직을 차지했다.

이들을 가리켜 객경客卿이라 불렀다. 그 중 최강국이던 진秦의 귀족들은 객경들이 출신국의 이익을 위해

국익을 훼손하고 있다며 진왕인 정(政·후에 시황제)에게 객경 추방론을 건의했다.

 

이에 맞서 책략가였던 이사李斯가 주장한 것이 그 유명한 '해납백천의 논리'다.

"태산은 작은 흙덩이도 거부하지 않아 커졌고, 강과 바다는 잔물결을 가리지 않아 깊어졌다"는 내용이다.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하는데는 모든 인재를 받아들여 활용한 해납백천의 정신이 그 밑바탕이 됐다.

중국을 재건한 마오쩌둥毛澤東도 집무실에 이 '해납백천'을 걸어놓고 항시 마음에 새겼다고 한다.

 

해납백천의 기본 정신은 '포용'이다.

박근혜 정부가 현재의 난국難局을 슬기롭게 풀어 나가려면 스스로가 하천이 되지 말고 바다가 되어야 한다.

향후 개각이나 국가 개조에도 해납백천은 꼭 필요하다.

다소 자존심이 상하더라도 여와 야를 가릴 때가 아니다.

그야말로 능력 있는 인재들을 중용重用해 미래 청사진을 짜야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 또한 이런 명언을 남겼다.

"인간은 오염된 강물이다. 오염된 강물을 받아들이면서도 스스로를 더럽히지 않으려면

당신은 마땅히 바다가 되어야 한다."

바로 '해납백천'과 상통되는 말이다.

 

한라일보 김계춘 논설실장 칼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