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의 결혼식에서 주례를 보며...
아래의 글은 글쓴이가 어제 오후 후배들의 결혼식에서 주례를 보면서 신랑 신부에게 당부한
얘기들이다. 신랑은 45세로 초혼이고, 신부는 그보다 두살이 많은 47세로 재혼이다.
각자가 처한 환경이 달라 결혼에 이르기까지 여러 어려운 점들이 많아 주례로서 구체적인
얘기를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어 많은 생각과 고민 끝에 가장 평범하게 예식을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 진행하였다.
신랑,신부가 손을 잡고 같이 입장하도록 하였으며 축가도 생략시키고, 흔히들 젊은 친구들이 예식을
재미있게 한다고 신랑이 신부에게 보이는 체력테스팅, 만세삼창 등을 시키는 해프닝도 자제시키면서
가장 간결하고 심플하게 예식을 진행한 것이다.
아울러 여러 하객들이 주례사를 들을 때 무료함을 해소시켜 드리기 위해 아래의 글 중에서
선현들이 말씀하신 7가지 복에 대한 얘기를 나름대로 간추려 유인물로 나누어 드렸다.
내 견해로는 예식장에서 주례사를 유인물로 나누어 드리는 것은 이것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죽로산방에서 서pd
안녕하십니까.
오늘 이 기쁨이 넘치는 예식을 주관하게된 주례 서병태입니다.
날씨도 화창한 오늘 양가 어르신들과 하객 여러분의 축복을 받으며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두 분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울러 이 두 사람의 오늘이 있기까지 정성껏 키우고 사랑을 베풀어주신
양가 부모님께도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바쁘신 중에도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해 주기 위해 먼길 마다않고 왕림해 주신 하객 여러분께도
신랑 신부와 양가 부모님을 대신해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제가 사회를 보는 분에게 저를 소개할 때 약력을 말할 필요가 없으니
그냥 주례로만 소개하라고 했습니다. 제 약력이 크게 내세울 것은 없지만
오늘 이 예식에서는 제 약력이 별다른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늘 예식을 갖는 두 분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같은 대학에서 문화교양학을 전공하는 학우들끼리 공부하는
스터디그룹에서 선, 후배관계로 만나 오늘 두 분의 결실이 맺어지기까지
오랜동안 멘토역활을 했으며, 두 분이 부부의 연으로 맺어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힘들어 할 때마다 격려하고, 용기를 복돋아 드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마 저에게 예식을 주관하도록 부탁을 한 것 같습니다.
저도 고맙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신랑 조성일 님은 현재 서울 압구정동에서 포토스튜디오를 운영하는
포토아티스트로 앞날이 촉망되는 유명 사진작가이고,
신부 김은심 님은 초등학교에서 어린 학생들을 지도, 관리하는 일에
종사하는 훌륭한 선생님입니다.
두 사람이 오늘부터 부부가 되었으니 각자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서로에게 도움을 준다면 더 나은 미래가 보장될 것입니다. 꼭 그렇게 하십시오.
그러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것 입니다
오늘 주례로서 두 분에게 두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 첫째는
결혼이란 서로가 남남이었던 두 사람이 새로운 가정을 갖게 되므로서 친지로부터 축복도 받고,
양가간에도 한가족으로 연을 맺는 성스러운 예식을 말합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조씨 집안과 김씨 집안이 한 가족이 되었다는 점을 잊지 마셔야 됩니다.
두 가정이 오늘부터 한 가족이 되었으므로 두 분의 노력 여하에 따라 밝고 건강한 가정이
되고 안되고 할 것입니다.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어른을 공경하고 친지간에 화목한 분위기가 이루어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두 번째로는 하객 여러분들께 유인물로 미리 나누어 드린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려야 할 일곱가지의 복에 대해서 선현들의 가르침을
인용하여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로 1건健이라 하여 세상의 복(福)중에서 가장 으뜸으로 건강(健康)을 꼽습니다.
어떤 일을 하던 간에 건강한 몸이 아니고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부夫[妻] 두번째는 배우자의 복입니다
일명 남편복(夫福) 또는 처복(妻福)이라고 하는데 사람이 평생을 살아가며 가장 많이 마주치는 사람이
부부(夫婦)입니다.
남자는 품행과 도덕성, 그리고 가정관이 좋아야하고
여자는 자식교육에 엄격하고, 시부모 봉양에 정성을 다함은 물론
재정문제나 친인척 관리에 대한 내조를 다해야 합니다.
家和萬事成이 되어야 모든 것이 잘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로 3재財라고 해서 재물운(財物運)을 칩니다.
세상은 물질만능시대입니다. 재물만 있으면 부족한 지식도 보충될 수 있고 명품으로 몸을 감싸면
자연스럽게 품위도 높아져 신분상승도 가능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재물운(財物運)이 있으면 하는 일 마다 안되는 일이 없고 엎어져도 돈 밭에 넘어진다고 합니다.
앞으로 돈 밭에 많이 넘어지시기 바랍니다.
네 번째는 4사事(學)로 해서 일하는 즐거움을 누리는 복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복이 모두가 갖추어져 행복하다고 느끼겠지만
평생 놀고 먹으면서 인생을 즐길 수는 없습니다. 공부를 위해 학교를 다닌다거나 사업이나 장사를 하거나,
직장생활을 하던 간에 일을 하지 않으면 인간은 하등동물과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다섯 번째는 5우友라 하여 친구복(友情福)을 칩니다
평생을 살아가면서 인생을 논할 친구 두명만 있어도 삶의 가치를 잃지 않고 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하객으로 오신 분들이 친구분들이 대단히 많은 것을 보니
그동안 대인관계가 좋았다는 것을 알 수 있겠습니다.
여섯 번째로 자식복(福)을 얘기하는데 이름하여 6자子라고 불렀습니다.
자식이 잘되는 일만큼 부모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자식이 속 안썩이고 산다는 것... 생각만 해도 신나는 일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베풀고 사는 삶을 진정한 행복이라고 합니다
일면 7선善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남에게 베푸는 것 만큼 기분이 좋아지는 일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여기서 미국의 세계적인 부호 록펠러 얘기를 잠깐 하겠습니다.
록펠러는 돈은 많았지만 행복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55세에 불치병이 걸려 1년 뿐이 못산다는 선고를 받았습니다.
어느날 치료를 위해 간 병원에서 로비에 걸려있는 글을 보게됩니다.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이 더 있다 라는 글을 보고
마음 속에 전율을 느낍니다.
조용히 눈을 감고 지난 55년의 삶을 돌아보니 자기 자신 돈버는 일에만
매달렸지 남을 위해 뭔가 해본 일을 없었음을 알게됩니다.
이때 나중에 돈 벌어서 갚을테니 어린 자식을 입원시켜달라고 울면서 사정하는 어머니를 보게됩니다.
록펠러는 곧 비서를 시켜 병원비를 지불하고 누가 지불했는지 모르게 했습니다. 얼마 후,
은밀히 도움을 준 소녀가 기적적으로 회복되자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록펠러는 얼마나 기뻤던지
그의 자서전에 그 순간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저는 살면서 이렇게 행복한 삶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 때부터 나는 앞으로 남은 생을
나눔의 삶으로 살아가기를 작정했습니다” 라고요.
그러자 신기하게도 그의 병도 그때부터 호전되면서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 그는 98세까지 살며 남을 위하는 일을 하면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렇듯 나보다 조금 부족한 이웃에게 나눔을 행하는 일을 선현들은 일곱번째 복이라고 본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일곱개 모두의 복(福)을 가질 수는 없겠지만
그 중에서 최소 네개 이상 가져보도록 오늘부터 두 부부가 마음을 모아
노력하실 것을 특별히 당부드립니다.
두 부부가 힘들텐데 너무 오래 세워놓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두 분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행복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2014년 5월 31일
신랑 조성일 님과 김은심 님의 결혼식에서 주례 서 병 태